[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실패를 통해 절실함을 깨달아야 한다. 팀이 할애한 소중한 시간이 낭비한다면 기회는 없다."
지난 11일, 잠실 SSG랜더스전에 앞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거포 유망주' 이재원을 향해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2년 연속 우승이라는 LG트윈스 구단 역사상 첫 도전 대업을 향한 중요한 시즌. '미완성 거포'에게 거듭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선수와 팀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뜻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흐른 18일 대구 삼성전, 타석에서 보여준 이재원이 모습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재원은 18일 삼성전 교체 출전,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모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과보다 중요한 건 삼진으로 가는 과정이었다.
2-7로 뒤진 9회초 1사 후 삼성 마무리 김재윤은 초구 144km 몸쪽 높은 직구를 찔러넣었다. 이재원의 배트가 나갔지만, 타이밍이 늦으며 파울이 됐다. 몸쪽 승부를 신경 쓰다 기습적인 바깥쪽 145㎞ 직구에 루킹 삼진.
아쉬운 장면이었다.
메커니즘의 문제일수도, 타이밍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이재원에게 모두가 기대하는 것은 맞히는데 급급한 스윙이 아니다. 초구, 2구에 타이밍이 늦는 것 보다는 3루쪽 파울 등 빠른 편이 낫다. 헛스윙이 되더라도 '극단적 예측 타격'이 차라리 낫다.
이재원의 올 시즌 성적은 16타수 1안타, 타율 0.063.
교체출전으로 어쩌다 한번씩 타석에 서는 타자에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아직 타석 경험이 많지 않은 거포 유망주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속절 없이 떨어지는 타율 수치는 타자의 조바심을 불러일으킬 만 하다.
여기서 거대한 함정이 생긴다. 어떻게든 안타 하나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강박이 타석에서 찰라의 순간 주저함을 낳고 이는 곧 '자기 스윙'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에게 "왜 내가 실패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이 돼야 한다"며 실패로부터 배움을 강조했다.
지금 현재 어떤 모습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과연 어떤 타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냉정한 자기 객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염 감독의 경고는 매서웠다.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하지 않다면 나도 냉정해질 것"이라며 "팀이 시간을 쪼개 공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이를 낭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단순히 타석에 서는 것이 발전의 경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감독이 부여한 '실패할 권리'는 그 타석을 통해 소중한 배움을 얻을 때만 성립한다.
초구 직구에 배트가 밀리는 장면은 이재원에게 던져진 숙제와 같은 장면이었다.
LG 미래의 4번타자 다운 '스윙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그래야 LG가 할애한 시간이 낭비가 아닌 투자가 될 수 있다.
'0.063 수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기서 타율이 더 떨어진들 무엇이 다른가. 단 한번일 수도 있는 소중한 기회 속에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얻어갈 것인가, 궁극적으로 '어떤 타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