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치고, 달렸다.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가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뜨거운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페라자는 1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안타 1볼넷으로 4출루를 달성하며 2안타 1타점, 한화의 5대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8일만의 멀티히트다.
이틀전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의 커다란 실수가 머리에 남아있을만도 했다. 1-3으로 밀리던 경기, 만루에서 외야 뜬공을 놓치는 3타점짜리 실수를 하면서 경기를 사실상 터뜨린 장본인이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트리플A에서 와신상담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곤 하나, 원래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던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전날 우천 취소로 인한 휴식이 도움이 된 걸까. 지난 실수를 잊고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3회초 3루타를 치고 나간 이원석을 불러들이는 2루타로 선취점을 따냈다. 이후 강백호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았다.
7~8회에는 안타와 볼넷으로 팀 공격을 이어가는 역할을 해냈다. 특히 7회 무사 1,2루에서 이원석의 견제사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문현빈의 2루타가 터지자 홈까지 전력질주했다. 온몸을 던진 간절한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수비에서의 악몽도 떨쳐냈다. 2회말 전준우의 2루타 때 다리가 꼬이며 넘어졌지만, 튕기듯 일어나 추가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 후 페라자는 "무엇보다 연패를 끊어낸게 너무 행복하다. 오늘 내가 팀 승리에 일조한 것 같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을 요청하자 미소띤 얼굴로 엄지를 척하고 치켜세웠다.
이어 "스프링캠프부터 타격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비, 적극적인 주루를 통해 팀 승리를 돕고자 노력해왔다"면서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더 노력하고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 성숙해진 페라자, 야구를 즐기고 팀을 돕는 페라자로 팬 여러분의 기억에 남고 싶다. 매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에선 2년만에 돌아온 자신에 대한 야구계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직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즌초 기세만큼은 돋보인다. 타율 3할7푼7리(69타수 26안타) 1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7의 호성적을 기록중이다.
이제 증명해야할 것은 2년전 아쉬웠던 체력, 그리고 꾸준한 집중력이다. 전반기 리그를 호령하는 최고의 외인 타자였지만, 후반기 들어 말 그대로 추락했던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말아야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페라자를 향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8일 경기전 만난 김경문 감독은 "(삼성전)실책을 기록하긴 했지만 잘하고 있다. '저걸 왜 놓치나' 하는데, 잘하는 선수도 한 시즌에 실책 몇개는 기록한다. 팀이 잘 안 풀리다보니 페라자의 실수가 더 크게 보였을 뿐"이라며 그를 감쌌다. 사령탑의 리더십이 불방망이 결실로 보답받은 셈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