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무라카미가 2016년 이대호의 기록을 깼다."
일본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메이저리그 홈런 1위를 질주하며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무라카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화이트삭스와 2년 3400만 달러(약 502억원) 계약에 합의했는데, 헐값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무라카미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4회 1-1 균형을 맞추는 중월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시즌 11호, 요르단 알바레스(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다. 덕분에 화이트삭스는 5대4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장타 11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했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장 연속 기록이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었던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의 10개였다. 이대호가 보유하고 있던 빅리그 진기록을 무라카미에게 넘겨주게 됐다.
무라카미는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팬들에게 무언가를 돌려주고 싶었다. 그럴 수 있어서 기쁘다. 팬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있고, 관중들로부터 정말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홈런으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무라카미는 일본을 대표하는 홈런왕이다. 2018년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해 NPB 통산 892경기에서 타율 2할7푼, 246홈런, 647타점, OPS 0.950을 기록한 특급 타자다.
2022년은 생애 최고의 시즌이었다. 타율 3할1푼8리, 56홈런, 134타점을 기록해 리그 타격 3관왕에 올랐다. 56홈런은 NPB 전설 오사다하루가 보유했던 단일 시즌 최다 홈런(55개)을 뛰어넘은 신기록이었다.
무라카미는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센트럴리그 MVP를 수상했고, 2021년 야쿠르트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럼에도 올겨울 시장에서 무라카미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가웠다. 일본에서 무라카미의 명성을 고려하면 메이저리그 최하위권팀인 화이트삭스와 2년 34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은 분명 굴욕이었다. 일본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등이 LA 다저스의 러브콜을 받으며 특급 대우를 받은 것과도 차이가 있었다.
무라카미는 아쉬운 목소리 대신, 자신의 강점인 홈런을 펑펑 치며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60홈런도 충분히 넘길 수 있는 페이스다. 무라카미의 홈런은 곧 화이트삭스의 승리 공식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무라카미는 4월에만 홈런 8개를 쳤다. 카를로스 쿠엔틴(2009년) 프랭크 토마스(1994, 1996년)와 함께 구단 역대 4월 월간 최다 홈런 공동 4위에 올랐다. 폴 코너코가 2010년 11개로 역대 1위, 짐 토미(2006년)와 호세 아브레유(2010년)가 10개로 공동 2위다.
윌 베나블 화이트삭스 감독은 "인상적이다. 오늘(25일) 홈런은 특히 더 그렇다. 공이 잘 맞지 않았다고 생각해 넘어갈 줄 몰랐다. 무라카미의 힘으 정말 인상적"이라고 감탄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