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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우, 민호형, 약속 꼭 지켜요" 먼저 떠나는 박병호의 당부, "미국서 느낀 게 많다. 어차피 돌아갈 길이라면…" [현장인터뷰]

입력

은퇴식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코치가 26일 오전 서울 고척스카이돔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은퇴식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코치가 26일 오전 서울 고척스카이돔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히어로즈의 영웅' 박병호(41·키움 히어로즈)가 은퇴식을 앞두고 감회어린 소감을 전했다.

박병호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을 통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특별엔트리를 통해 키움 소속 선수이날 1루수로 선발 박병호는 "마지막 소속팀이 키움 히어로즈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타석에 서지 못하는 아쉬움이 전혀 없음을 설명했다.

다음은 박병호와의 일문일답.

-은퇴식을 앞둔 소감은.

사실 코치 생활을 시작하며 은퇴한다는 사실을 잊고 지냈는데, 막상 당일이 되니 설레고 긴장된다. 어릴 때 은퇴하는 선배들을 보며 '나도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꿈을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 경기에 1루수 수비로 나갔다가 바로 교체되는 일정이 잡혀 있는데.

처음에는 타석에 들어서는 논의도 했지만, 지금은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초반이다. 내가 안타를 치거나 찬스가 걸리면 상대 팀에게도 실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플레이볼 후 수비를 나갔다 교체되는 것만으로도, 특별엔트리를 통해 키움 선수로 마무리하는 의미는 충분하다고 본다.

-아들과 함께하는 시구·시타 행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큰 생각은 없었는데 오히려 아들이 더 설레고 긴장하더라(웃음). 아빠와 아들의 첫 경험이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나 역시 기대된다.

-박병호에게 히어로즈는 어떤 의미인가.

힘든 순간에 나를 받아주고 '박병호'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해준 팀이다.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소중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관중이 많지 않았던 시절부터 성적이 나지 않았을 때까지 늘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성원 덕분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히어로즈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순간, 그리고 그때 팀원들과 함께했던 세리머니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또 중요한 순간에 쳤던 극적인 홈런들도 아쉬움과 기쁨이 섞여 기억에 남는다.

은퇴식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코치가 26일 오전 서울 고척스카이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은퇴식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코치가 26일 오전 서울 고척스카이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은퇴 후 방송이 아닌 지도자의 길을 일찍 선택한 이유는?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다. 방송 일을 하더라도 결국엔 지도자로 돌아올 것 같아 빨리 시작하자고 결심했다. 선수들과 야구로 호흡하고, 그들이 잘했을 때 함께 기뻐하는 감정이 너무 좋다. 최형우, 강민호 선수와도 '우리 은퇴하면 방송 하지 말고 같이 지도자 하자'고 약속했다. 언제 은퇴할지 모르겠지만 꼭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다.(웃음)

-현재 잔류군 코치를 맡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1군에는 이미 잘하는 선수가 많다. 나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는 선수들과 함께하며 지도자로서 성장하고 싶었다. 미국 야구 경험을 통해 느꼈던 '가깝고 유연한 덕아웃 문화'를 접목하려 노력 중이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스킨십을 많이 하려 한다.

-후배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참 선수들에게는 팀이 워낙 어리기 때문에 이끄는 게 힘들겠지만, 후배들을 잘 이끌고 도와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래야 팀이 더 강해지니까…. 어린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 경기, 한 타석의 소중함을 알고 최선을 다해야 성장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몸을 풀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25/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몸을 풀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25/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삼성의 경기. 삼성 원태인, 강민호가 몸을 풀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25/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삼성의 경기. 삼성 원태인, 강민호가 몸을 풀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25/

-오늘 데뷔전 선발로 나서는 박준현 선수에게 해줄 말이 있나?

친한 형의 아들이라 더 마음이 간다. 데뷔전이라 신경 쓸 게 많을 텐데, 내 은퇴식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본인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 은퇴식과 별개로 꼭 잘하기를 응원한다.

- '제2의 박병호'를 꼽는다면?

나랑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딱히 보이지 않아 한 명을 꼽기는 힘들다(웃음). 하지만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는 우리 모든 선수가 잘됐으면 좋겠다. 이정후, 김하성 선수도 멀리서 축하 연락을 해왔다. 앞으로 우리 히어로즈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선수 시절 마지막을 삼성에서 하게 돼서 아쉬운 분들 많았을 것이다. 히어로즈에서 코치를 다시 할 수 있던 것도 제 마음 속 키움이 들아가 있어서였던 것 같다. 돌아갈 때도 기뻐해주셨고, 은퇴를 아쉬워 해주는 분도 많아서 감사했다, 선수 박병호에 대해 보내주신 성원과 타 팀에 갔을 때 조차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 히어로즈 코치로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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