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김도영보단 느리지만, 평소 스피드에 자신있습니다. 송구도 좋고, 타격할 때 파워도 좋습니다. 오른손, 왼손 투수 가리지 않습니다. 1군 경험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출사표를 들어본게 얼마만일까. 입단 5년차에 드디어 꿈의 첫걸음을 딛은 KIA 타이거즈 한승연(23). 그의 시선은 훨씬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26년 5월 2일은 한승연 인생에 남을 기념비적인 하루가 됐다. 생애 첫 1군 선발출전의 꿈을 이뤘고, 첫 안타와 첫 타점도 올렸다.
마침 드래프트 동기 황동하의 인생투가 펼쳐진 날이었다. 한승연의 첫 안타-타점을 본 김도영이 더그아웃에서 뜨겁게 축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승연은 "열심히 준비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고생 많았다"고 자축했다. 이어 "(황)동하가 선발승을 올린 날이라 더 기분좋다.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다.
안타를 친 순간에 대해서는 "히팅카운트에서 내 스윙만 하자는 생각이었다. 빠른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는데, 포크볼이 오길래 그냥 감각적으로 쳤다"고 돌아봤다.
전주고 출신 한승연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75번)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드래프트 동기가 1차지명 김도영을 비롯해 최지민 윤도현 황동하 등이다. 타 팀도 이병헌(두산) 박영현 안현민(KT) 이민석 윤동희(롯데) 이재현 김영웅(삼성) 문동주 허인서(한화) 등 풍년이었던 해다.
"동기들끼리 함께 뛰니까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몸은 나름 굵은 편이다.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아 1년 동안 야구를 못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걸 몸을 키우면서 극복했다. 또 학생 때는 마른 편이었는데, 사실 야구를 잘 못했다. 그래서 코치님들이 나를 보시려면 몸이라도 키워놔야겠다 생각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2할8리에 불과했던 타율이 올해는 3할2푼7리로 치솟았고, 덕분에 받게 된 1군 기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이유가 뭘까. 한승연은 "내 선구안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이제 버릴 공은 버리고, 쳐야될 공은 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습하고 있다"면서 "올해 기회를 노려보고자 했다.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스윙 궤도를 봤을 때 우투수보다는 좌투수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 오원석이 선발등판하는 KT 위즈전에 출격시켰다.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한승연은 "오른손 왼손 다 자신있다"며 뜨거운 속내를 드러냈다. '잘 뛰더라'라는 말에 "김도영은 나보다 확실히 빠르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뒤처지진 않는다. 덩치에 비해 빠른 반전 매력이 있다"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아쉬운 부분을 물으니 "경험이 부족해 타석에서 여유가 없다. 다른 부분은 다 자신있다. 수비도 괜찮고, 송구도 좋다. 기술적인 면도 자신있다. 지켜봐달라"며 달아오른 가슴을 과시했다.
"일단 힘이 좋기 때문에 공을 맞추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랬더니 삼진도 줄어들고, 집중력도 올라갔다. 덕분에 올해 기록이 좋아진 것 같다. 뭔가 일을 할 거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
처음 야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라고. 선수치고 입문이 늦은 편이다. 야구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KIA팬인 아버지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자 야구를 보기 시작했다.
체격이 좋다보니 중학교 때까진 투수도 했는데, 야구선수를 시작한 계기가 '이용규' 때문이다보니 원래 타자를 원했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물으니 "하나하나 해보겠다. 일단 1군 데뷔, 첫 안타, 첫 타점 이뤘고, 이제 첫 홈런을 꿈꿔야할 때"라며 대범하게 웃었다.
"안현민은 너무 좋은 선수라, 아직 그 레벨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내년에는 KIA의 안현민이란 말을 듣고 싶다. KIA에는 외국인 타자가 2명 있더라 같은 말도 좋다. 대타 뿐 아니라 대주자도 항상 준비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