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릴 때부터 항상 미국 야구를 보면서 동경해왔다."
꿈의 무대에서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줬다. 경쟁자가 뜻밖의 부상으로 이탈한 게 송성문에게는 천운이었다.
송성문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6년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샌디에이고는 덕분에 10대5로 크게 이겼다.
기적처럼 얻은 기회였다. 샌디에이고 주전 내야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이날 7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기 때문. 크로넨워스는 지난달 LA 에인절스전에서 턱에 패스트볼을 맞은 이후 계속해서 뇌진탕 증상에 시달려왔고, 결국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됐다.
크로넨워스가 빠진 덕분에 송성문은 메이저리그에 제대로 데뷔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크로넨워스가 빠져 있는 동안 송성문은 2루수로 충분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구단은 송성문을 유격수와 3루수로도 활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MLB.com은 '송성문은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2루타 1개와 도루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로 맹활약했다. 샌디에이고는 초반에 리드를 내줬으나 맹추격에 나섰고, 4회초 송성문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1점차까지 좁힌 상태였다. 송성문은 상대 투수 로건 웹의 밋밋하게 들어온 실투성 커터를 받아쳐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고 호평했다.
송성문은 지난달 27일 맥시코시티에서 치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처음 출전하긴 했지만, 당시는 제대로 기량을 펼칠 기회가 없었다. 멕시코시티 시리즈 때는 27번째 로스터(특별 로스터)로 합류했다가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했다.
MLB.com은 '그럼에도 샌디에이고는 샌디에이고를 늘 빅리그 로스터의 핵심 자원으로 구상해왔다. 이제 그는 메이저리그에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물론 크로넨워스가 건강을 회복하면 송성문이 고정적으로 선발 출전하기는 쉽지 않다. 과거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샌디에이고에서 뛸 때 크로넨워스와 라이벌 관계였다. 김하성이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21년에는 크로넨워스에게 완패했지만, 이후로는 김하성의 승리였다. 주전 유격수와 2루수를 꿰차며 크로넨워스를 1루수로 밀어냈다. 송성문도 적응을 마친 이후 김하성처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송성문은 이날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꿈꿔온 순간이었는데 팀이 승리하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모습,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줘서 뿌듯하다"고 했다.
언제부터 메이저리거를 꿈꿨냐는 물음에는 "가슴 속에 품은 것은 어릴 때부터였다. 항상 미국 야구를 보면서 동경해왔다. 미국에 가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작년에 동기부여가 많이 생겼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한 소감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힘이 있고, 투수의 공의 속도나 무브먼트가 까다로운 투수들이 많다. 많은 타석에 들어가서 어려운 과제를 도전하러 왔다. 계속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송성문은 키움 히어로즈를 대표하는 3루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자격을 얻어 샌디에이고와 4년 1500만 달러(약 218억원)에 계약했다. 좋은 대우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