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작년이 반짝 시즌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김호령. FA 시장 분위기도 바뀔 전망이다.
KIA 타이거즈 김호령이 한 경기에 홈런 3개를 터뜨렸다. 그는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4회말 배재준을 상대로 솔로 홈런, 7회 조건희를 상대로 솔로 홈런, 8회 성동현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자신의 시즌 5호, 6호, 7호 홈런을 한 경기에 터뜨렸다. 거포형 타자가 아닌 김호령에게는 믿기지 않는 결과다. 이날 KIA는 홈런 6방을 터뜨리며 LG를 14대0으로 크게 이긴 일방적 난타전이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김호령은 가장 돋보였다.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리며 프랜차이즈 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해태-KIA 타이거즈 역사상 한 경기에 홈런 4개를 친 타자는 한명도 없고, 3개를 친 타자는 김호령이 역대 7번째다. 김성한(1987년) 장채근(1988년) 이종범(1996년) 샌더스(1999년, 이상 해태) 김상현(2009년) 이범호(2018년) 이후 8년만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김호령은 2015년 입단 이후 줄곧 빼어난 외야 수비력을 자랑했다. 빠른 발을 활용해 수비 커버 범위가 넓고, 타구 판단과 스타트도 월등한 편이었다. 그러나 늘 타격에 대한 고민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마침내 알을 깨는 모습이 나왔다. 입단 11년차만에 일어난 기적이었다. 전반기 KIA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면서, 김호령에게도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105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에 94안타 6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1,2년차때 100경기가 넘는 1군 출전 기회를 얻었다가 타격이 안정되지 못하면서 군 제대 후에는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던 그에게 마침내 빛이 찾아온 것이다. KIA는 지난해 보여준 퍼포먼스에 더해, 예비 FA인 김호령에게 연봉 2억5000만원을 안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호령의 성적을 예상하는 시선은 '반신반의'였다. 과연 작년만큼의 퍼포먼스를 또 보여줄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였다. 1992년생인 김호령의 나이가 이제 적지 않다는 점 역시 2025시즌 성적을 완전한 업그레이드로 봐도 되는지 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호령이 그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19일까지 43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170타수 50안타) 7홈런 24타점 OPS 0.851(장타율 0.500+출루율 0.351)을 기록 중이다. 페이스가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기복은 존재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4할5리(37타수 15안타)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올해의 성적은 당연히 김호령 개인에게도 무척 중요하다. FA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KIA 구단과 비FA 다년 계약 체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체결하지 않고 시즌에 들어갔다. 시즌 중 양측의 합의가 없다면 김호령은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무척 높다.
특히나 그가 이제 30대를 넘어선 나이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FA가 다시 없을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KIA 구단 역시 고민을 해야 한다.
올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는 핵심 중견수는 2명이다. 김호령과 SSG 랜더스 최지훈이다. 최지훈 역시 소속팀과 비FA 다년 계약 협상을 진행했었지만, 일단 지금은 멈춰있는 상태다. 두 선수 모두 현재 소속팀에서 당장 대체하기 힘든 자원인 것은 맞지만, 반대로 올 시즌이 끝난 후에는 각자의 행보가 서로에게 분명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