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재활하는 동안은 미래가 안 보인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운동이 의미없게 느껴진다. 동기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영웅' 곽도규가 돌아왔다.
곽도규는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됐다. 2025년 4월 12일 팔꿈치 굴곡근 손상으로 말소된 이후 402일만의 1군 복귀다. 이후 곽도규는 토미존(팔꿈치 내측인대 재건수술)을 받았고, 성실한 재활을 거쳐 복귀를 준비했다. 올해 퓨처스에선 6경기 5이닝을 책임지며 1홀드 8K,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이날 곧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곽도규는 신민재에게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오스틴을 4-6-3 병살타로 잡아냈다. 다시 구본혁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송찬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의 투구를 마무리지었다.
총 21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 147㎞의 투심(17개)와 커브(3개), 체인지업(1개)를 섞어던졌다. 가장 우려됐던 구속이 최고 147㎞, 평균 144㎞까지 나오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전에 워낙 잘 던졌던 투수고, 좌타자들 상대로 투입할 거라 잘해줄 거라 본다. 회복 잘했고,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면서도 "실전 분위기 적응에 1주일에서 열흘, 전체적으로는 보름에서 길게는 한달까지 회복기간으로 본다. 그 뒤엔 우리가 아는 곽도규로 돌아오지 않겠나.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준영의 회복이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어 걱정했는데, 좌타자를 확실하게 커버해줄 수 있는 곽도규가왔고, 또 최지민이 있다. 이제 김범수에겐 필승조로서 1이닝을 확실하게 맡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곽도규는 길었던 머리를 자른 이유에 대해 "한번쯤 길러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 부담스럽기도 하고 답답해서 잘랐다. 야구에 방해가 됐던 건 아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긴장된다. 기다렸던 만큼 설레기도 한다. 2군에선 경기 운영보다는 몸상태를 체크하는 목적이 컸다. 하루 간격으로도 던져보고, 연투도 해보고, 지금 컨디션은 아주 좋다. 경기 내용은 깔끔하지 않았다. 실책이 나오거나 내가 볼넷을 주기도 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공주고 출신 곽도규는 입단 2년만에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영웅이 됐고, 이듬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아직도 22세의 어린 나이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목표가 당장 눈앞에 없고, 매일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KIA 경기를 챙겨보면서도 큰 동기부여가 되진 않았다고.
"팔을 굽히면 통증이 심하고, 붓기가 차오른다. 그런 치료를 하는게 정말 힘들고, 내가 이렇게까지 야구를 해야하나? 그런 억울한 느낌도 있었다. 초반을 잘 넘기고 나니 괜찮아졌다."
곽도규는 야구계에 널리 알려진 일본 이지마 접골원에 대해 "다녀온 사람들이 약간 사이비종교처럼 찬양을 하길래 나도 처음엔 외면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정말 효과가 좋다"면서 "원장님 전기치료를 한시간 받고 나니 팔이 펴지더라. 의학적으로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찬양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크게 웃었다.
1군에 올라오니 일단 출근부터 쾌적해 너무 좋다고, 곽도규는 "햇살도 쬐고, 여유도 있고, 불펜도 새롭다. 다들 많이 반겨주셨다"면서 "감독님께서 여유를 주셨으니, 잘 적응해보겠다. 우선 1군에서 도움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드래프트 동기들간의 짠한 속내를 고백했다. 1라운드 윤영철을 비롯해 정해원, 곽도규, 이도현 등 드래프트 동기 7명이 전부 토미존을 받았다는 것.
"동기 톡방 이름이 '토미존'이다. 윤영철-김도현과는 재활기간도 겹쳐서 서로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 난 우리 동기들의 재능을 믿는다. 훗날 KIA의 2023 드래프트는 좋은 드래프트로 남을 거라고 확신한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