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7500만원 입금 완료, 보답은 8이닝 무실점 ㄱ투.
두산 베어스 벤자민이 큰 일을 해냈다. 1대0 완봉승. 여기에 팀은 올시즌 처음으로 5할 고지를 정복했다. 공교롭게도 6주 계약이 연장된 후 첫 경기 엄청난 역할을 했다.
두산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벤자민의 8이닝 무실점 역투 속 1대0으로 신승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렸고, 처음으로 22승1무22패 5할 고지를 정복했다. 기분 좋게 주말 3연전을 위해 대전으로 내려가게 됐다.
벤자민이라는 이름 하나로 모든 게 결정된 경기였다. 2022 시즌부터 2024 시즌까지 KT 위즈에서 뛰며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벤자민. 지난해에는 미국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올해는 KBO 복귀를 위해 준비하던 중, 에이스 플렉센의 어깨 부상 암초를 만난 두산과 손을 잡게 됐다.
벤자민은 6주간 5경기에 출전해 3패 뿐이었지만 이닝 소화 능력, 그리고 성실한 자기 관리 등을 호평 받으며 6주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5만달러(약 7500만원) 조건. 그리고 계약 갱신 후 첫 경기가 이날 NC전이었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 시작하자마자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출루를 허용했다. 희생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 하지만 후속 타자들을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여기에 타선은 1회말 선취점을 뽑아주며 벤자민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최근 살아난 타격감의 손아섭이 천금의 선취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신들린듯한 피칭을 했다. 운도 따랐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데, 투구수는 늘어나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NC 타자들이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연속 병살타를 친 것이다. 한 경기 병살 3개만 쳐도 이기지 못한다는 야구 정설이 있는데, NC는 2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병살이 나오니 이호준 감독과 팬들은 죽을 맛.
이후 양팀의 경기는 계속 0의 행진이었다. 벤자민에 가려졌지만, NC 선발 토다도 1회 실점 후 6회까지 무실짐 완벽한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질 수 없는 NC는 김영규, 임지민, 류진욱 필승조를 다 투입해 일단 8회까지 두산의 득점을 1점으로 막았다.
8회까지 벤자민의 투구수 78개. 완봉이 눈앞. 하지만 김원형 감독은 눈을 질끈 감았다. 냉정한 선택을 했다. 9회 상대 타선이 1번 김주원부터 시작했다. 마무리 이영하를 올렸다. 힘싸움으로 9회를 막아야 한다는 계산. 벤자민의 완봉승 기회는 날아갔지만, 이영하가 세이브를 기록하며 그렇게 두산의 4연승이 완성됐다.
벤자민은 8이닝 5안타 1삼진 두 개의 4사구 무실점 투구로 감격의 두산 첫 승을 따냈다. 맞혀잡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준 피칭이었다.
NC는 마지막 9회에도 1사 1루 찬스를 잡았지만, 믿었던 박민우가 이날 경기 5번째 병살타를 치며 무릎을 꿇어야 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