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허리 부상으로 열흘을 쉬었던 선수가 맞나 싶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부상 복귀전이었던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각)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즌 두 번째 4안타 경기를 하더니, 이튿날에도 4타수 2안타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급기야 1일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5안타 경기를 펼쳤다. 부상 복귀 후 3경기 성적이 15타수 11안타다.
부상 전에도 이정후의 타격 페이스는 괜찮았다. 15일 LA 다저스전부터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쳤다. 하지만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했던 다저스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는 모두 단타에 그친 바 있다. 5월 초 타격 부진에서 조금씩 회복될 기미를 보이던 와중이었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이러던 와중에 허리 경련(back spasms) 증세를 보였고, 결국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허리 문제라는 점에서 부상 복귀 이후의 컨디션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이정후는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복귀 직후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단순히 안타 수만 많은 게 아니다. 매 경기 장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30일과 1일에는 각각 2루타, 31일 경기에서는 3루타 1개를 때려냈다. 장타력 뿐만 아니라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베이스러닝까지 자신의 능력을 100%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 한때 타율이 1할 중반까지 떨어지는 부침을 겪었다. 유인구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면서 범타에 그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4월 1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멀티 히트 경기를 펼친 이후부터 뚜렷하게 바뀐 모습. 그간 쉽게 쳐내지 못했던 바깥쪽 높은 코스 직구를 정교하게 공략했고, 자신이 설정한 존에서 타격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타율을 끌어 올렸다.
샌프란시스코 벤치도 시즌 초반 이정후의 부진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헌터 멘스 타격 코치는 "이정후가 꾸준히 타석에 들어서면 예전처럼 훌륭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정후의 컨디션이 정점에 달하면 루이스 아라에즈처럼 빠른 스윙을 보여준다. 배트에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속도가 정말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치르면 이정후가 충분히 자신의 타격 페이스를 찾고,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믿음이 담겨 있었다.
5경기 연속 안타 후 열흘을 쉬고 돌아온 이정후의 파괴력은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모습. 앞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타석 수를 늘렸지만, 그 와중에 누적된 피로가 결국 허리 문제로 이어진 바 있다. 한 템포 쉬어가면서 컨디션을 재정비한 게 페이스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시너지로 연결된 모습이다. IL 등재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샌프란시스코의 시선은 결과적으로 옳았다고 볼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