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차분하게 공격적인 선수다. 근성도 좋다."
김민규(19)가 어떤 선수인지 묻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의 답변이다. 단순히 수비가 좋고, 발이 빨라서 쓰는 게 아니라는 것.
휘문고 출신 김민규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30번)에 KIA의 선택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에도 동행하며 테스트를 받았고, 퓨처스에서 충분한 실전감각을 쌓은 후 지난 5월 20일 1군에 등록됐다.
이범호 감독은 "차근차근 1군 무대를 접하게 해서 점점 단단해지도록 지도하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잘 키워보겠다"면서도 "외야 수비가 좋고, 주루 특히 도루에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1점이 필요할 때 꼭 필요한 선수가 됐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1점을 만들어주는 그 능력이 우리 팀에겐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회가 왔을 때 잡으면 자기 자리가 되는 거다. 자리잡아만 준다면 갖고 있는 능력이나 근성 같은 걸 봤을 때 팀에 다방면으로 큰 도움이 될 선수"라며 "공격적인 한편으로 똑똑하고 신중한 면도 있다"는 찬사도 보냈다.
대주자, 대수비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이내 날카로운 타격도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난 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생애 첫 선발출전, 5타수 2안타(2루타 1)에 1득점까지 기록했다.
경기전 첫 선발 소감을 묻자 "긴장되거나 설레진 않는다.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며 신인답지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백업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니까 큰 경기에서도 과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위치에서 내 역할을 잘하는게 목표다. 지금 결과가 조금씩 따라오고 있으니, 선발로 나가더라도 내 할일을 하겠다."
이범호 감독의 표현처럼, 김민규에겐 '차분함'이 가득했다. 첫 타석이던 5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삼진당한 뒤 이범호 감독의 물음에 "2S였고, 박진형 선배님이라면 이 타이밍에 낮은 포크볼을 던질 거라 생각해 낮은 공은 버리고 높은 공만 반응하려고 생각하다 낮은 직구에 당했다"며 자신의 수읽기를 설명해 오히려 칭찬을 들었다는 그다.
아직 표본은 작지만, 최근 2경기 연속 멀티안타 포함 타율 4할1푼7리(12타수 5안타)를 기록중이다. 김민규는 "자신감은 항상 있다. 다만 처음부터 잘할수는 없다. 결과보다는 투수와 싸우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로선 김민규가 기용되는 순간은 경기 막판 승부처, 클러치타임이다. 김민규는 "그럴 땐 나 자신의 마인드컨트롤에 집중한다. 투수의 수를 읽는 것과 별개로 과감하게 하기보단 죽으면 안되는 주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 확률을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과감함과 들뜸은 다르다. 항상 차분하게 경기를 읽으면서, 주구장창 도루를 노리는게 아니라 볼카운트를 보면서 지금 투수를 압박하는게 좋을지, 도루를 하는게 좋을지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노림수가 통하는 것 같다."
올해 KIA의 히트상품 박재현보다 빠를까. 그는 "달리기 해본적은 없다"면서도 "(박)재현이형은 좌타자니까 1루까진 더 빠를 거 같고, 아마 도루를 할 때는 내가 더 빠르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런 자신감도 내비쳤다.
외야수로서의 롤모델은 김호령이다. 하지만 김호령에게 직접 조언을 듣기보단 그 플레이를 지켜보는데 더 초점을 맞췄다.
김민규는 "(김)호령 선배님은 정말 본능, 감각적인 야구를 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눈으로 최대한 호령 선배님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 나도 수비는 자신있는 편이지만, 타구판단이나 순간적인 스타트라거나, 가져오고 싶은 장점이 많다"면서 "어릴 때부터 무빙 스타트를 많이 연습했다. 맞고 나서 판단하기보단 타자 배트가 나오는 궤도를 보면서 예측하고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낙구 지점에 한두발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 같아선 욕심은 끝도 없다. 나도 (김)도영이 형 같은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 하지만 지금 당장 선발 나가서 잘한다고 내 자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김도영 김선빈 선배님처럼 KIA 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는 선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야수가 되는게 꿈이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