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BO리그에서 사용되는 언어별 버전은 다 있습니다. 대만식 한자도 따로 지원합니다."
올해로 출범 45주년을 맞이한 프로야구가 달라졌다. 올스타전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선수단 투표'에 혁명이 일어났다.
10일 수원 KT위즈파크. 삼성 라이온즈가 쓰는 원정 측 더그아웃 통로에 KBO 직원들이 나타났다. 올스타전 선수단 투표 때문이었다.
선수단 투표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익명이 생명이다. 절차상 가장 편하게 하려면 구단별로 소속 선수들의 투표 내용을 취합해서 KBO에 보고하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익명이 보장되기 어렵고, 선수들의 투표 의사가 100% 반영되기 어렵다.
때문에 그간 KBO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KBO 직원들이 직접 각 구장을 찾아 선수 한명한명의 투표 의향을 묻고, 종이에 수기로 작성하도록 했다.
야구팬들이 투표할 때처럼 포지션별 후보 선수 리스트는 제공됐지만, 실전을 준비하는 마음급한 선수들이 12개 포지션(투수 3명, 야수 8명, 지명타자)을 모두 주의깊게 투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투표 완료 후 포지션 한두개를 빼먹거나, 실수로 2명을 표기하거나, "아차, XX 안 찍었다", "원래 XX 찍으려고 했는데…"라며 후회하는 선수들도 있었다는 후문.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KBO는 자회사 KBOP를 통해 자체적으로 '올스타전 선수단투표 전용 어플'을 개발했다. 현장에서 만난 KBOP 데이터사업팀 정다솔 사원은 "원래 중계용 데이터를 관리하는 팀 소속인데, 사내 개발자들을 모아 새롭게 어플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보안과 공정성을 위해 KBO 직원이 직접 선수 한명한명을 만나 투표를 받는 방식은 동일하다. 하지만 전보다 훨씬 간편해졌다. KBO 직원이 해당 앱이 설치된 태블릿 PC를 야구장에 가져와 특정 장소에 비치한채 지켜보고, 선수들이 차례로 한명씩 투표하는 방식이다.
특히 프로야구의 글로벌화에 발맞추고자 노력했다. 한국어 외에도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한자까지 다양한 언어별 버전을 제시함으로써 선수들의 투표에 어려움이 없도록 신경썼다. 특히 한자의 경우 왕옌청(한화 이글스)을 배려해 대만식 한자로도 볼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 입장에서 각 선수들을 시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에 투표가 훨씬 간편해졌고, 다중 표기 같은 실수는 원천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손재웅 KBO 홍보팀장은 "투표가 훨씬 편리해지다보니 선수들이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KBO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의 투표도 받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이뤄지는 올스타전 투표는 KBO 홈페이지와 공식 앱 그리고 리그 타이틀스폰서인 신한은행의 신한 SOL뱅크 앱 등 총 3개의 투표 플랫폼에서 1일 1회씩 총 3번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2일 선수단 투표와 합산한 최종 집계 결과가 발표된다.
올해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마지막으로 KBO리그 정규시즌이 열리는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된다. 오는 7월 10일에는 퓨처스 올스타전과 홈런 레이스 등이, 7월 11일에는 KBO 올스타전이 열릴 예정이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