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연속 경기 안타를 18게임으로 늘렸다. 추신수와 김하성이 공동 보유하고 있던 코리안 메이저리거 최다 기록인 16게임을 이미 넘어섰고,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매일 늘려가고 있다.
이정후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올리며 11대10 대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15일 LA 다저스전 이후 1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인 이정후는 타율을 전날 0.335에서 0.338(234타수 79안타)로 높였다. 이제는 양 리그 합계 타격 1위 마이애미 말린스 오토 로페즈를 잡을 만한 거리에 뒀다.
로페즈는 같은 날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2번 유격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쳤다. 지난 7일 탬파베이 레이스전부터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펼친 로페즈는 타율을 0.341에서 0.342(266타수 91안타)로 끌어올렸다. 이정후와는 불과 4리(0.004) 차이로 줄었다.
이제는 한 경기 타격 결과에 따라 1위가 바뀔 수 있다.
5번 우익수로 출전한 이정후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워싱턴 좌완 선발투수 포스터 그리핀의 8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92마일 싱커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0-2로 뒤진 4회 1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1-6으로 뒤진 6회 2사후 드디어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리핀의 초구 낮은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날렸다. 타구속도가 99.4마일로 하드히트였다. 이어 그리핀의 폭투로 2루까지 갔으나, 후속타 불발로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9로 크게 뒤진 8회 맷 채프먼과 라파엘 데버스의 백투백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뒤 이정후의 볼넷과 2루 도루로 금세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다. 이어 브라이스 엘드리지의 볼넷, 다니엘 수색의 2루타로 이정후가 홈을 밟아 1점을 보탠 샌프란시스코는 후속타 때 2점을 추가해 6-9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6-10으로 뒤진 9회말 대역전극을 펼쳤다. 선두 루이스 아라에즈와 채프먼의 2루타로 7-10으로 좁힌 뒤 데버스의 볼넷, 이정후의 좌전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이정후는 좌완 미첼 파커의 5구째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쳤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엘드리지가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정후의 이번 안타 행진을 개시한 시점이 85년 전 조마지오가 작성한 56경기 안타 행진의 그것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디마지오는 1941년 5월 1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4타수 1안타를 치며 불멸의 기록의 서막을 알렸다. 날짜로는 이정후가 하루 먼저 시작한 셈.
디마지오는 그해 7월 17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까지 56경기를 쉬지 않고 안타를 생산해 냈다. 56경기를 모두 4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끝까지 뛰었고, 이 기간 멀티히트는 22경기에서 쳤다. 3안타 이상은 9경기, 4안타 이상은 4경기였다. 이 기간 타율은 0.408(223타수 91안타)였고, 15홈런을 쳤으며 삼진은 5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18경기 동안 타율 0.500(72타수 36안타)을 마크했다. 절반인 9경기에서 2안타 이상을 때렸는데, 4안타 경기가 4번이나 된다. 삼진은 3번 뿐이었고, 이 기간 이날 처음으로 볼넷을 골랐다.
현재 진행중인 연속 경기 안타 부문 1위인데, 샌프란시스코 선수로는 2016년 앙헬 파헤스(19경기)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이날 끝내기 만루포를 친 엘드리지는 "'이정후가 도대체 뭘 하는거야?', '그가 아웃됐다고? 그건 못 믿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