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결국 해줄 선수가 해줘야 한다.
LG 트윈스엔 오스틴 딘이 해줘야할 선수였고, 오스틴은 결정적인 순간 그랜드슬램으로 자신이 MVP 후보인지를 증명했다.
오스틴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8회초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4-5로 뒤진 8회초 2사후 9번 신민재가 데뷔전인 롯데의 아시아쿼터 이이무라에게서 중전안타를 쳤고, 1번 송찬의가 우익선상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쳐 1,3루를 만들었다. 박해민은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2사 만루의 기회를 오스틴에게 넘겼다.
롯데는 결국 마무리 최준용을 올렸다.
그러나 오스틴은 팀과 팬들이 기대한 최고의 결과물을 냈다. 1S에서 2구째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온 121㎞의 커브를 제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빨랫줄 홈런을 날렸다. 타구속도가 무려 173㎞였다.
1회초 1사 1루서 중전안타를 치며 선취점 기회를 만들었고, 7회초엔 1사 3루서 볼넷을 골라 행운의 득점을 얻을 기회를 이어갔던 오스틴은 결국 8회초 자신에게 온 찬스를 홈런으로 해결했다.
이 홈런은 자신의 올시즌 23번째 홈런. 홈런 공동 1위였던 KIA 김도영은 이날 두산전서 홈런을 치지 못했다. 오스틴이 홈런 단독 선두로 등극.
오스틴의 홈런으로 8-5로 앞선 LG는 롯데의 추격을 끝내 잠재우고 8대7,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3회말 한동희의 역전 투런포에 윤동희의 백투백 솔로포로 웰스를 조기 강판시켰지만 아쉬운 실책에 불펜이 오스틴에 무너지고 말았다.
오스틴은 경기 후 "어제 팀이 져서 분위기가 좀 다운돼 있었는데 승리할 수 있는 그랜드슬램을 쳐서 기분이 매우 좋다"면서 "오늘은 또 우리 웰스 투수도 승패없이 끝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만루홈런을 칠 수 있게 박해민이 끈질긴 승부로 볼넷을 고른 것이 좋았다라고 했다. 그 장면이 마치 2023년 한국시리즈 3차전 9회초 자신이 볼넷을 고른 장면과 비슷했다고 설명.
당시 1승1패에서 수원에서 치른 3차전에서 LG는 8회말 박병호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아 5-7로 뒤지고 있었다. 9회초 마지막 공격 때 2사 1루에서 오스틴이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결국 볼넷을 골라냈고 이후 오지환의 극적인 역전 스리런포가 터졌다.
오스틴은 "박해민 선수가 내 앞타석에서 카운트 싸움을 정말 잘해줘서 볼넷을 골라 나간게 결정적이었다"면서 "2023년 한국시리즈 3차전 때 오지환 선수가 역전 홈런을 쳤을 때 그 앞에서 내가 볼넷을 골랐는데 그게 생각나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라며 살짝 미소.
롯데의 마무리 최준용은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라서 구속차가 큰 커브를 치기가 쉽지 않았을 터. 오스틴은 "커브를 노리고 치지는 않았다"면서 "처음엔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커브가 오는 것이 보여서 여유를 가지고 친 것이 잘 넘어갔다. 변화구는 회전이 많기 때문에 비거리가 더 잘나온다"라며 웃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