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김도영이 전날 홈런포 두 방을 몰아치며 홈런 단독 선두에 오르자 오스틴도 투런포 두 방을 터뜨리며 홈런 선두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하지만 이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홈런이 아니었다. 역전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뒤 대타 천성호의 역전 적시타가 터진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오스틴은 환호성을 지르며 누구보다 크게 기뻐했다.
LG 오스틴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5회 역전 투런포를 터뜨리며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복귀했다.
전날 KIA 김도영이 멀티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선 가운데, 오스틴은 중요한 순간 다시 한 방을 터뜨리며 홈런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2-2로 맞선 5회 2사 2루. 키움 선발 알칸타라의 호투에 막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149km 직구를 욕심 없이 밀어친 오스틴의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로 연결됐다. 홈런을 확인한 오스틴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더그아웃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염경엽 감독도 옅은 미소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지난 27일 부산 롯데전 역전 만루홈런에 이어 또 한 번 승부처에서 터진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단순히 홈런 개수만 많은 타자가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흐름을 바꾸는 해결사다운 면모를 다시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오스틴을 더욱 빛나게 만든 장면은 경기 후반에 나왔다.
LG는 5회 역전 이후 불펜이 흔들리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는 다시 원점. 8회 선두타자 박해민의 볼넷과 폭투로 무사 2루 기회를 잡았고, 타석에는 오스틴이 들어섰다.
역전 찬스였지만 결과는 스탠딩 삼진. 타석을 빠져나온 오스틴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자책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 대타 천성호가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그 순간 오스틴은 자신의 삼진을 잊은 듯 누구보다 크게 환호했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쁨을 표현했고, 더그아웃에서는 동료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자신의 역전 홈런보다 팀의 역전 적시타를 더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천성호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박동원의 2타점 적시타와 이영빈의 내야안타까지 이어지며 LG는 순식간에 8-4까지 달아났다.
5회에는 홈런으로 팀을 이끌었고, 8회에는 자신의 실패보다 동료의 성공을 먼저 축하했다. 홈런 공동 선두 경쟁도 의미 있었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는 오스틴의 행동은 현재 LG가 왜 선두를 지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8-4 앞서고 있던 9회 마지막 공격. 오스틴은 직전 타석 삼진을 만회라도 하듯 키움 최현우 상대 투런포를 터뜨리며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이 홈런으로 오스틴은 김도영을 제치고 홈런 단독 1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