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 트윈스의 숨은 영웅이 마침내 가장 극적인 순간에 거대한 주파수를 터뜨렸다. 주인공은 바로 대타로 나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승타를 작렬시킨 천성호다.
천성호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4대4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1, 2루 찬스에 대타로 전격 투입돼 감격적인 좌전 적시 결승타를 뿜어냈다. 이 한 방으로 천성호는 LG의 10대4 대승 물꼬를 텄다.
천성호는 최근 대타라는 중책을 맡아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만의 독한 마인드셋을 장착하고 타석에 오른다. 그는 "요즘은 그냥 한 타석에 시원하게 스윙 3개만 하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대타 임무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차피 대타라는 자리는 나에게 단 한 타석만 허락되는 외로운 자리"라고 말한 천성호는 "그 짧은 순간 안에서 내가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배트를 시원하게 3번 돌리는 것뿐이기 때문에 항상 이 마음을 품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굳은 결의를 전했다.
최근 출장 기회가 다소 적은 편임에도 훌륭한 타격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서는 팀을 먼저 전면에 내세웠다. 천성호는 "설령 기회가 적게 주어지는 지금 같은 상황이더라도, 우리 팀이 이겨서 리그 1등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만 있다면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행복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며 성숙한 리더십을 보였다.
지독한 슬럼프와 한정된 기회 속에서 흔들리던 천성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사령탑과 코칭스태프가 보여준 굳건한 신뢰의 주파수였다.
천성호는 "김재율 코치님이 직접 찾아오셔서 '너는 지금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다시 차근차근 준비하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전했다. 특히 김 코치는 "네가 지난 4월에 매섭게 몰아쳤던 그 엄청난 성적은 결코 운이 아니라 네 진짜 실력이다"라는 묵직한 확신을 심어주며 천성호의 멘탈을 완벽하게 잡아줬다.
염경엽 감독 역시 천성호에게 늘 미안한 마음과 강한 믿음을 동시에 전했다. 천성호는 "감독님께서 평소에도 미안해하시면서 '그래도 반드시 기회는 다시 오니까 낙담하지 말고 준비를 잘하고 있으라'고 항상 말씀해 주셨는데, 그 믿음이 나에게 정말 거대한 버팀목이 됐다"라며 "그 덕분에 위축되지 않고 다시 마운드 위로 올라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내 개인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다. 내가 잘하고 팀이 지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나. 비록 감독님이 나를 어려운 상황에 내보내시더라도 그만큼 내 콘택트 능력을 믿어주고 계신다는 뜻이기에 진심으로 감사했고, 한정된 기회 속에서 어떻게든 해내기 위해 더 독하게 훈련을 소화했다"고 눈을 반짝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