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8할의 동부와 신한은행, 특별한 이유가 있다?

최종수정 2012-01-08 15:04

'잘 되는 집안'은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다.

올 시즌 남녀 프로농구에서 8일 현재 1위를 질주중인 동부와 신한은행 얘기다. 사실 두 팀이 올 시즌 이 정도의 성적을 올릴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남자 프로농구의 경우 KCC,KT 등 전통의 강호가 건재한데다 올 시즌 오세근이라는 특급신인을 보강한 KGC의 가세로 4강 싸움이 더 치열해졌고, 여자의 경우엔 그동안 독주를 해오던 신한은행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주전인 전주원 정선민 진미정이 은퇴 혹은 이적을 하면서 전력이 급하강, 오랜만에 '춘추 전국시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비웃듯 두 팀은 프로 스포츠에선 보기 드문 8할의 승률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은 강팀이 가져야 할 3가지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야구에 빗대면 걸출한 에이스가 있고, 마무리가 특히 강하며, 벤치의 역량이 타 팀에 분명 앞선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동부는 김주성이라는 국내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공수의 핵인 김주성은 전반전에는 동부가 자랑하는 '질식수비'의 키 역할을 한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득점에 적극 가담한다. 김주성은 자신에게 더블팀 수비가 몰리면 다른 선수에게 공을 잘 빼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주성이 경기당 3.4개의 어시스트로 이 부문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다. 김주성의 존재감 덕에 제2의 김주성이라 불리는 윤호영이 덩달아 성장하는 시너지 효과까지 얻고 있다.

신한은행에는 국내 최장신 센터 하은주가 버티고 있다. 고질적인 부상 우려로 인해 하은주는 경기당 20분 정도밖에 나서지 못하는데, 주로 후반에 투입된다. 다른 팀 센터들보다 한뼘 이상 큰 키로 인해 골밑에선 무적이다. 드리블을 할 경우 공을 자주 뺏기기 때문에, 최근에는 공을 잡은 후 곧바로 슛을 하기에 어지간하면 막기 힘들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가드 최윤아와의 2대2 플레이가 더욱 능숙해진데다 공을 빼주는 능력도 탁월하다. 하은주가 나설 경우 동료 센터 강영숙의 득점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승부처, 특히 경기 마무리에 강한 것도 두 팀의 공통점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얘기. 지난 1일 열린 동부와 KGC의 경기가 대표적이었다. 동부는 3쿼터에 8득점에 그치는 사이 17실점을 하며 경기 흐름을 뺏긴 상태였다. 양 팀 모두 숨막히는 수비로 인해 득점 자체가 힘든 상황. 하지만 김주성을 비롯해 윤호영 로드 벤슨 등이 알토란같은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짜내기 점수를 끌어모으며 결국 이를 뒤집어냈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열린 4차례의 연장전을 모두 승리했다. 또 전반에만 20점 이상 차이가 나는 경기에서도 결국 4쿼터에 뒤집는 저력을 종종 발휘하고 있다. 한 여자농구 감독이 "신한은행 선수들이 승부처에서의 눈빛과 자세는 내가 봐도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벤치의 힘과 노력도 두 팀을 강팀으로 이끄는 필수요소다. 감독 부임 후 3번째 시즌을 맡는 동부 강동희 감독은 경기 운영의 묘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 첫번째 시즌에선 연장전 무득점에 그칠 때도 경기 중 이 사실을 모를 정도로 초보 감독 티가 확연했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형님 리더십에다 포인트가드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개발하는 등 완벽하게 팀을 장악한 모습. 2007~08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정선민 등 스타 플레이어를 팀에 녹여내는 강력한 카리스마에다 철저한 반복훈련을 통해 팀을 통합 4연패로 이끌었다.

게다가 동부의 경우 각종 보약에다 선수들의 원하는 음식을 원할 때마다 공수하는 정성을 발휘하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여자팀으로는 보기 드물게 홈 인근에서 경기가 열릴 때도 전날에 최고급 호텔에서 숙박을 시킨 후 다음날 아침 경기장에 나가 림과 백보드의 감각까지 익히며 경기에 대비하게 하는 등 최고 대우를 아끼지 않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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