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의 시스템, 동국대에 무엇을 가르쳤나

기사입력 2015-08-17 18:13


예를 들어 이런 부분이다. 모비스는 잘 조직된 매치업 존과 기습적인 더블팀으로 동국대 공격을 너무나 힘들게 했다. 단지, 개개인의 우수성으로 승리를 챙긴 게 아니다. 이런 클래스의 차이를 대학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흡수해야 한다.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수확할 수 있는 가장 큰 의미다. 사진제공=KBL

프로 최초로 3연패 달성에 성공한 모비스의 롤 모델은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다.

핵심은 두 가지다. 일단, 한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다. 팀의 구심점은 확실히 하되, 시스템 농구로 전력의 편차를 줄이는 게 목표다.

여기에 공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농구에서 승리 확률을 가장 높이는 방법은 수비의 강화다. 하지만 공격을 등한시 하진 않는다. 국내 농구의 대표적인 선입견 중 하나는 수비와 공격을 분리하는 것이다.

강한 수비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격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모비스는 올 시즌 다시 시험대에 들어갔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빠져 나갔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2명을 모두 쓰는 농구를 하겠다"고 했다.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모비스는 1라운드에서 kt를 접전 끝에 눌렀다. 그리고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동국대와 경기를 가졌다. 87대61로 완파했다.

한마디로 압도한 경기였다. 이날 모비스는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었다. 이번 대회 규정 상 '프로팀이 아마팀과 경기를 할 때 외국인 선수를 기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11분16초를 뛰면서 13득점, 1스틸을 기록했다. 클래스가 달랐다. 함지훈 역시 8득점, 9리바운드. 여기에 배수용(16득점) 전준범(17득점) 등이 맹활약했다.


벤치는 한시의 느슨함도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내내 15~20점 차의 리드를 잡았지만, 1대1 수비와 팀 수비에 허점이 보이면, 그대로 지적했다. 유 감독은 "실수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반복되면 안된다. 연습이나 실전에서 즉각 즉각 지적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했다.

모비스의 시스템 농구를 지탱하는 핵심 원동력이다. 기본적으로 기술의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스크린의 문제다. 모비스는 스크린을 적극 활용, 박구영 전준범 등에게 쉽게 오픈 찬스 슛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동국대의 경우 스크린 수비에 대한 대처가 전혀 되지 않았다.

게다가 모비스 공격은 매우 효율적이었다. 심플하면서도 집중력있는 플레이로 가장 확률높은 공격을 구사했다. 대부분의 슛이 오픈 찬스일 정도로 슛 셀렉션 자체가 정제됐다. 양동근이 11분만을 뛰면서도 13득점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 별다른 위기없이 대승을 거둔 이유였다.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모비스는 1대1 대인방어와 함께 2-3 매치업 존을 사용했다. 매우 유기적이었다. 동국대는 빠른 패스로 공격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모비스의 수비 커버와 유기적 움직임에 제대로 된 슛 찬스를 잡기 힘들었다. 승패는 의미없었다. 동국대 선수들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배우고 간 날이었다. 잠실학생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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