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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땀을 쥐게 하고 수준 높은 경기 내용, 팽팽한 라이벌 의식, 그리고 거친 신경전까지.
두 경기는 그야말로 혈전이었다. KGC가 승리한 첫 번째 경기는 단신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의 퇴출 논란까지 더해지며 최고의 화제 경기가 됐다. 당시 잠실실내체육관은 모처럼 만에 만원 관중으로 들어찼고, 양팀 선수들은 마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듯한 전쟁같은 경기를 했다. 이 경기에선 4쿼터 문태영의 쓸 데 없는 공격자 파울로 경기 흐름이 KGC쪽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각 팀들의 현재 전력, 분위기 등을 놓고 봤을 때 삼성과 KGC가 끝까지 1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남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제도상 1, 2위 팀이 4강에 선착하게 돼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오는 하위팀들보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이 훨씬 높다.
만약 삼성과 KGC의 챔피언결정전 매치업이 만들어진다면, 최근 십수년 동안 열린 챔피언결정전 중 가장 뜨거운 승부가 벌어질 수 있다. 포지션별 라이벌 의식이 가득하다. 문태영-양희종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리그 최고의 앙숙이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데이비드 사이먼(KGC)의 자존심 대결도 볼만 하다. 키퍼 사익스(KGC)는 자신이 마이클 크레익(삼성) 때문에 두 번이나 퇴출될 운명이었던 것임을 잘 알기에, 더욱 이를 간다. 지난 두 경기 모두 사익스의 활약이 대단했다. 오세근(KGC)의 아성에 김준일(삼성)이 도전한다. 선수 뿐 아니다. 선수로는 쉽게 넘을 수 없었던 이상민 감독(삼성)의 벽을 김승기 감독(KGC)는 지도자 자리에서 넘고 싶어 한다.
그렇게 멀지 않은 서울 잠실과 안양을 오가기 때문에 관중 동원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양팀의 유니폼마저 블루(삼성)-레드(KGC)로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한 농구인은 "열심히 하는 다른 팀들에게 미안한 얘기일 수 있지만, 삼성과 KGC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다면 정말 재밌는 명승부가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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