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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뜨거운 순위경쟁, 찬물 끼얹는 LG-오리온-kt의 역주행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1-09 00:06


조동현 kt감독. 사진제공=KBL

현주엽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 사진 제공=KBL.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뜨거운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잠시 눈 돌리면 순위표가 달라지는 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8일 현재 1위 원주 동부 프로미부터 4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까지 3게임, 6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까지 5게임차다. 물고물리는 접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연승이 이어지면 순위표가 요동친다. 심판 판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1위 경쟁과 상위권 싸움 만큼은 흥미진진하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1~6위팀, 상위권에 국한된 얘기다. 하위권팀, 특히 8~10위 '3약'의 부진이 남자 프로농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정규시즌 특정 시점에서 상위권과 하위권팀이 갈라지고, 처지는 팀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전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끌어가줘야 리그 전체가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전력 평준화 수준은 아니더라도, 납득 가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뻔한 승부, 대승-대패가 이어진다면,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아직 4라운드가 진행중이다.

이번 시즌 부산 kt 소닉붐 경기는 대부분 '너무 뻔한' 예측 가능한 매치다.

7일 원주 DB 프로미에 86대97로 패해 12연패. 지난 시즌 11연패를 넘어,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12월 10일 안양 KGC전부터 한달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다쳐 시즌을 접은 김현민 공백이 아쉽다고 해도, 너무나 무기력하다.

경기 후반 체력이 무너져 흐름을 내주고 있는데, 패수가 쌓이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지난 세 시즌에 10연패 이상을 기록한 팀은 부산 kt가 유일하다. 8일 현재 4승28패, 승률 1할2푼5리, 압도적인 꼴찌. 프로 스포츠에서 1할대 승률은 존재 가치를 의심하게 한다. 9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5게임 뒤져 있다. 2008~2009 시즌에 12승42패-승률 2할2푼을 찍었는데, 이번 시즌 역대 최저 승률이 유력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 지명권을 얻어 허 훈, 양홍석을 뽑아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효과는 미미하다.


2017-2018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서울 삼성의 경기가 2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 에드위즈가 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12.27/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창원 LG 세이커스도 실망스럽다. 12월 23일 SK 나이츠전부터 1월 7일 안양 KGC인삼공사전까지 8경기에서 1승(7패). 이 기간에 거둔 1승이 최하위 부산 kt를 상대로 올린 승리다. 이번 시즌 11승(21패) 중 9승이 7위 이하 하위권팀과 경기에서 나왔다. kt에 4전승,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3승, 서울 삼성 썬더스전에서 2승을 거뒀다.

최근 박빙의 승부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고개를 떨궜는데, 팀 분위기 저하로 이어진 듯 하다. 7일 안양 KGC전에서 19점차 완패를 당했다. 3쿼터 후반에는 한때 31점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김시래 김종규가 부상에서 복귀해 두 외국인 선수와 호흡을 맞추면 분위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무색하게 한다. 기대가 컸던 조성민의 부진이 뼈아프다. 손목 부상으로 최근 2경기 벤치를 지킨 조성민은 이번 시즌 30경기에서 평균 25분을 뛰면서 8.03득점-2.0리바운드-1.6어시스트-3점슛 1.6개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떨어지는 공격 기록이다.


이승현 장재석 등 주축 선수의 군 입대와 이적 등으로 전력이 약해진 고양 오리온은 예상 이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9승23패, 승률 2할8푼1리. 버논 맥클린, 데니스 에드워즈 두 외국인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쉬움이 더하다. 허일영 최진수 문태종 김강선 등 주축 국내 선수들이 계속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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