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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일 수 있으니까요."
경기 전, 체육관 안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KT의 미래' 양홍석은 "우리가 1~2차전을 패한 뒤 홈으로 갔다. 3차전을 패하면 그대로 끝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기면 4, 5차전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정말 끝이다.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물오른' 허 훈은 "1~2차전을 패하고 벼랑 끝에 있었다. 질 때 지더라도 한 번은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우리가 5차전까지 끌고 왔다. 평소에 하던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G 주전 가드' 김시래는 부상 투혼을 펼쳤다. 그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3~4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여전히 100% 몸상태는 아니지만,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경기에 나서지 못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동료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같이 뛰고 싶어서 나섰다"고 이를 악물었다. '베테랑' 조성민은 "힘들지 않은 선수는 없다. 마지막일 수 있다.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LG는 물러서지 않았다. 김종규가 골밑을 장악했다. 김시래와 조성민은 외곽에서 힘을 보탰다. 3쿼터 시작과 동시에 기어코 59-59 동점을 만들었다.
쫓고 쫓기는 혈투가 벌어졌다. 급기야 비신사적 행위까지 벌어졌다. 경기 종료 5분 24초를 남기고 KT의 덴트몬이 LG 김시래의 발목을 잡아 당긴 것. 흥분한 김시래는 화를 냈고, 결국 두 선수 모두 파울을 받고 벤치로 물러났다. 특히 덴트몬은 U-파울 2회로 퇴장, 경기장 밖으로 떠났다.
남은 이들의 싸움은 더욱 뜨거웠다. LG는 김종규와 그레이, KT는 랜드리의 득점으로 점수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다. 마지막에 웃은 것은 LG였다.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김종규가 강력한 블록을 성공했다. 뒤를 이어 그레이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며 101-85로 점수 차를 벌렸다.
분위기를 탄 LG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반면, 마음 급한 KT는 상대 분위기를 꺾지 못했다. LG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인천행 티켓의 주인공은 LG였다. 106대 86으로 승리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LG의 노란 물결은 "이겼다"를 연호했다. 하지만 KT의 열정도 박수 받아 마땅했다. 혈투를 마친 경기장에는 "LG의 봄 농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시즌에 다시 만날 KT를 기대합니다!"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코멘트가 흘러나왔다. 관중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울려 퍼졌다.
창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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