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오심 의혹 '모르쇠' KBL, 농구팬들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11-19 06:00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프로농구에서 '오심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 시즌 이와 관련한 사례가 쏟아졌고, 농구 관계자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원성을 높였다. 때로는 한국농구연맹(KBL)도 실제 '오심'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해당 심판진에 대한 징계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개막 이후 고작 40여일이 지난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이미 개막전에 '오심 사례'가 나와 KBL이 공식 사과를 했음에도 심판진의 판정은 여전히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러 주체들의 노력 덕분에 다시 살아나는 듯하던 KBL의 흥행 호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결국 참다 못한 농구 팬들이 행동으로 나섰다. 오심 의혹이 짙은 경기 사례에 관해 KBL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안건으로 올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는 지난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 나온 판정 때문이다. 이날 LG가 69-68로 앞선 경기 종료 10초 전 오리온 사보비치가 3점 슛을 던졌다. 그러나 노골. 백보드를 맞고 나온 공을 LG 캐디 라렌이 잡았다. 그러자 오리온 김강선과 장재석이 엔드라인 부근의 라렌을 둘러싼 채 공을 뺏으려 했다. 이 과정에서 오리온 선수들의 '수비자 파울'이 의심되는 상황이 나왔지만, 심판은 콜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라렌이 거친 수비에 저항하다 공을 흘린 뒤 이를 다시 잡으려다 오리온 이현민과 충돌하는 순간 공격자 파울을 불렀다. 결국 종료 2.7초를 남기고 오리온이 자유투 2개를 얻어 이중 1개를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고, 81대80으로 LG에 역전승했다.

하지만 이 장면에 대해 대다수 팬들은 라렌의 공격자 파울에 앞서 오리온 김강선의 수비자 파울이 먼저 나왔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경기 영상에서 보면 김강선이 오른손으로 라렌의 어깨를 먼저 잡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손목을 잡아채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불과 몇m 앞에서 지켜보는 심판이 있었음에도 어떠한 지적도 나오지 않았다.


◇16일 LG-오리온전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논란의 수비 장면. 오리온 김강선의 오른손이 공을 끌어안고 있는 LG 라렌의 어깨 부근을 잡았다가 공으로 이동한 뒤 마지막에는 손목을 낚아채고 있다.(파란색 원 안. 사진 위로부터) 사진캡쳐=SPOTV 중계화면 캡쳐
당장 경기 종료 직후부터 KBL 게시판에는 이 판정에 대한 비판 글이 계속 올라왔다. 17일과 1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KBL은 이번 케이스에 대해 별다른 피드백을 하지 않고 있다. KBL 관계자는 17일 오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답했는데, 18일 오후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듯하다.

그러자 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18일 오전에 한 팬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KBL 프로농구 심판의 자질 없는 자들의 승부조작 의심 경기. 그들을 조사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렸고, 오후 4시 현재 182명이 이 청원에 참여하며 KBL에 대한 불신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국민청원' 제기에 대해 KBL이 어떤 답변을 할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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