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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훈 돌아온 KT, 3연패지만 희망은 확인했다

기사입력 2020-01-08 21:05



[부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고작 한 명이 돌아온다고 해서 얼마나 달라질까.' 최근 부산 KT의 하락세를 보면서 적지 않은 농구 팬들이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팀의 에이스인 허 훈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뒤 KT는 어이없을 정도로 추락했다.

리그 3위권에 있던 팀이었는데, 허 훈이 빠진 뒤 8경기에서 1승 7패로 무너진 끝에 간신히 6위 턱걸이를 했다. 허 훈 한명의 복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했다. 마치 팀이 집단 무기력증에 빠진 듯 했다. KT 서동철 감독과 선수들은 이런 분위기를 허 훈의 복귀로 탈출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고작 선수 하나가 얼마나 팀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회의적인 시선이 KT를 향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다. 허 훈이 돌아오자 KT가 달라졌다. 무기력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리그 선두권에서 경쟁하던 때의 모습이 나타났다. 빠르고 패기 넘치는 적극적인 플레이가 오랜만에 살아났다. 비록 승리로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허 훈의 컴백 효과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KT는 3연패에 빠졌지만, 그래도 희망을 봤다.

KT가 허 훈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인천 전자랜드전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1점차의 아쉬운 패배. 허 훈이 종료 버저와 함께 던진 미드레인지 점퍼가 림을 맞고 튀어나오며 결국 81대80으로 전자랜드가 웃었다. 전자랜드는 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KT와의 원정경기에서 1점차로 승리하며 2연승을 기록했다. 반면 KT는 허 훈의 마지막 슛이 실패하며 버저비터 역전승 기회를 놓쳤다. 최근 3연패. 단독 6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공동 6위가 됐다.

이날 경기는 '허 훈 복귀전'으로 기대를 모았다. KT 서동철 감독은 경기 전 "통증이 전혀 없지만, 아직 경기 체력이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서 15~20분 정도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많아도 20분을 넘기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허 훈은 이날 22분18초를 소화했다. 여전히 빠르게 코트를 휘젓고 다니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음을 알렸다. 그리고 확실히 허 훈이 있을 때의 KT는 훨씬 강했다. 허 훈은 이날 1쿼터 4분19초를 남기고 처음 코트를 밟았다. 웜 업의 시간이었다. 1쿼터에는 어시스트만 3개를 하고 슛은 시도하지 않았다. 2쿼터에 5분15초를 뛰며 처음 슛을 던졌다. 3점 3개와 2점 1개. 모두 실패였다. 슛 감각이 깨어나지 않았다.

3쿼터부터 슛이 터졌다. 3점슛 1개와 미드레인지 점퍼 1개. 그러나 자유투를 4개 중 1개 밖에 못 넣었다. 아직 슛 감각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 사이 팀은 계속 접전을 이어갔다. 바이런 멀린스와 양홍석, 김영환은 허 훈의 복귀에 확실히 힘을 얻은 듯 한층 민첩해지고 정확해졌다. 공격성도 이전으로 돌아온 모습. 3쿼터를 62-6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하지만 마지막 4쿼터에서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허 훈은 4분 42초를 남기고 양홍석에게 완벽한 3점슛 패스를 하는 등 팀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지막 승리의 찬스도 잡았다. 80-81에서의 2점슛 기회. 들어가면 역전 끝내기다. 그러나 볼은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래도 전자랜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동시에 농구 팬들에게 '허 훈의 건재한 복귀'를 알린 장면이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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