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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더 간절히 뛰겠다" 이상범 감독의 호통, 제대로 반성한 선수단

기사입력 2020-02-13 20:51


서울 삼성과 원주 DB의 2019-2020 프로농구 경기가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DB 김종규가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잠실실내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2.13/

[잠실=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한 마디 했으면 됐다."

이상범 원주 DB 감독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9일, DB는 고양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고양 오리온과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92대82로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이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이 감독은 오리온전 승리에도 "정신이 제대로 박힌 선수라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내가 지난 3년 동안 팀을 잘못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책임도 크다.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기술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것가지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경기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다. 마인드가 잘못돼 있는 선수로 게임했다. 말도 안 되는 경기였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DB는 오리온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점수 차이를 벌려나갔다. 하지만 2쿼터 막판부터 공수에서 다소 느슨한 모습을 보였다. 실책이 속출했다. 오리온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로부터 나흘이 흐른 13일. DB는 서울 삼성을 상대로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이 감독은 "(오리온전 뒤) 선수들과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때 한 마디 했으면 됐다.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는 건 '꼰대'다. 우리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추가' 쓴소리는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명확히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종규는 "우리가 잘못한 것이 맞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고 반성했다. 김민구 역시 "오리온전이 끝난 뒤 자책을 많이 했다. 잘못한 것이 맞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DB와 삼성,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 양 팀 선수들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180도 다른 공격 스타일이었다. DB는 골밑, 삼성은 외각에서 불을 뿜었다. DB는 전반에만 리바운드 26개를 잡아내며 삼성(10개)을 압도했다. 하지만 삼성은 3점슛 6개를 몰아넣으며 추격했다. DB는 전반을 47-44로 근소하게 앞섰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DB의 손끝이 뜨거워졌다. 기습적인 압박 수비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절묘한 가로채기로 얻은 공격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삼성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동욱 천기범의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다. DB는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오누아쿠와 칼렙 그린이 맹활약을 펼치며 리드를 유지했다.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킨 DB는 원정에서 95대73으로 값진 승리를 챙겼다. 선두 질주는 덤이었다.


잠실=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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