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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남자 프로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포인트가드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이 은퇴를 결정했다.
하지만 양동근은 '쿨'하게 떠나기로 결정했다.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일찌감치 시즌 도중 구단과 은퇴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한 농구 관계자는 "구단의 상징과 같은 선수다. 현대모비스측도 은퇴 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양동근은 지도자 수업을 위해 미국 연수를 추진중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시기는 어쩔 수 없이 늦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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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성적도 탁월했다. 경기 조율과 득점에 모두 능한 듀얼 가드로 명성을 날렸다. 여기에 강력한 수비력까지 갖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 발 더 뛰는 농구로 상대를 질식시켰다. 양동근은 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5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6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후배 함지훈과 함께 '모비스 왕조'를 건설했다.
2005년 신인상을 시작으로 4번의 정규리그 MVP와 3번의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베스트5' 9회, 최우수 수비상 2회, 수비5걸상 3회 선정됐으며 이 상들도 모자라 KBL 모범선수상도 두 차례나 받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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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는 없었다. 농구에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차단하며 성실하게 몸 관리를 해온 양동근이지만, 40대에 접어들며 점점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준수한 기량을 뽐냈지만, 양동근은 식스맨 역할로 뛸 바에는 정상에 있을 때 내려오겠다는 신념을 이번 은퇴 결정으로 지켜내게 됐다. 이번 시즌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만큼, 아직 현대모비스에는 양동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서명진 등 자라나는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기로 했다.
양동근같은 스타가 화려한 은퇴 경기를 치르며 떠나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리그가 조기 종료되는 바람에 멋진 마무리를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스스로는 은퇴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 33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기로 했었다. 33번은 절친했던 동료 고(故) 크리스 윌리엄스가 달았던 번호다. 선수 생활 마지막을, 윌리엄스를 기리며 마치고 싶었던 양동근인데 그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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