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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반란, 가능할까?'
삼성생명은 올 시즌 4위에 불과했다. 14승16패로 승률이 5할도 되지 않는다. 반면 우리은행은 22승8패, 승률 7할3푼3리로 정규시즌 2연패를 달성했다. 두 팀의 올 시즌 맞대결 성적도 5승1패로 우리은행의 압도적인 우위다. 삼성생명이 1월 28일 올린 1승도 우리은행의 주전 박혜진 최은실 김정은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거둔 사실상 반쪽짜리였다. 게다가 지난 2019년 10월 21일 이후 맞대결 9연패를 당하다 겨우 이를 끊어낸 것이다. 이렇다 보니 두 팀의 플레이오프에선 우리은행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PO 1~2차전 모두 삼성생명이 주도권을 가져가는 의외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차전에서는 팀의 주축인 더블 포스트 배혜윤 김한별을 번갈아 기용하며 식스맨을 고르게 활용하는 스몰 라인업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며 막판까지 리드를 이어가더니, 2차전에선 스몰 라인업과 정상 포메이션을 적절히 혼용한 가운데 윤예빈이 전반에만 20득점을 넣는 맹활약을 하며 결국 승리를 낚아냈다. 윤예빈의 매치업 상대가 국내 최고의 가드인 우리은행 박혜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깜짝 활약이 아닐 수 없다.
역대로 정규리그 4위팀이 챔프전에 오른 것은 딱 한차례에 불과하다. 그것도 20년 전인 2001 겨울리그였고, 지금처럼 단일 시즌도 아니었다. 당시 이를 달성한 팀이 현재의 우리은행인 한빛은행이다. 당시 한빛은행은 1위팀 신세계에 1차전에서 패한 후 2~3차전을 내리 잡았고, 챔프전에선 정규리그 2위팀 삼성생명에 1승3패로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두 팀의 처지가 뒤바뀐 것을 감안하면 분명 흥미로운 대목이다.
한편 단일 시즌으로 재편된 2007~2008시즌 이후 정규리그 1위팀이 챔프전을 제패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이후 2018~2019시즌에는 KB스타즈가 이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우리은행으로선 이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삼성생명의 업셋을 막아내야 할 3차전이 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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