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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자꾸 외곽슛 연습하길래 이상하다 했다."
사실상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데이비스는 최근 부상을 호소했다. 훈련과 경기 도중 충돌한 적은 없는데 1년 전 수술받았던 왼쪽 무릎 연골에 이상을 느낀다고 한다.
구단 협력 병원 진단 결과 전치 2주, 한국농구연맹(KBL) 지정 병원에서는 4주 진단이 나왔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구단은 남은 6라운드를 쉬며 치료한 뒤 플레이오프(PO)때 복귀할 것을 권했다.
데이비스가 이처럼 돌변한 것은 미국 무대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진출하려면 몸 관리를 해놔야 한다. KCC가 데이비스의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꿈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입단할 때부터 미국 무대 소망을 얘기하길래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그게 발판이 될 수 있으니 열심히 해보자"고 다독였다.
이에 동의한 데이비스가 묵묵히 잘 따르는가 싶었는데 엉뚱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시키지도 않은 외곽슛 연습이다. 이를 목격한 전 감독은 '왜 저러나?' 했는데, 알고 보니 NBA에서 통하려면 외곽 능력 보완이 필요했던 것. NBA에서 데이비스의 신장(2m8)으로는 인사이드 전담이 안되기 때문에 외곽 실력도 겸비해야 한다.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으니, 지시하지도 않은 플레이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결국 KCC는 대체 외국인 선수 물색에 나섰다. 당분간 라건아와 디제이 존슨으로 버티고 빠른 시일내 교체할 방침이다. 라건아의 대표팀 차출에 대비해 데려온 존슨은 높이(1m95.8)가 약점인 데다, 데이비스의 몫을 메워주기에는 역부족이다. PO를 대비하려면 새 용병이 필요하다.
그나마 올 시즌 이후 FA(자유계약)를 앞둔 라건아가 2명 몫을 해주고 있는 게 다행이다. KCC 관계자는 "라건아는 역시 '기술자'답다. 데이비스로 인해 받은 상처를 라건아가 치유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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