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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우승 청부사' 전창진 전주 KCC 감독이 또 하나의 별을 품었다.
KCC의 우승 동력. 전 감독의 힘을 빼 놓을 수 없다.
2001~2002시즌 원주 삼보(현 DB)의 감독대행으로 사령탑 생활을 시작한 전 감독은 부임하는 팀마다 우승컵을 안겼다. 그는 2002~2003시즌부터 2008~2009시즌까지 동부 지휘봉을 잡고 세 차례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부산 KT로 자리를 옮겨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2009~2010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KT를 이끌면서 정규리그 우승 1회, 4강 플레이오프 진출 4회 등의 성적을 냈다.
전 감독의 힘은 단순히 농구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의 압도적인 선수단 장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코트 위 승부사인 전 감독은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린다. 카리스마를 앞세워 경기를 이끈다. 하지만 코트 밖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과거 전 감독이 선수단에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을 돌린 것은 유명한 일화. 코로나19 전에는 어린 선수들과 노래방 회동을 통해 소통하기도 했다. 전 감독의 반전 리더십은 KCC를 하나로 묶는 결정적 힘이 됐다. 전 감독은 KCC까지 정상으로 이끌며 한국농구연맹(KBL) 역사상 최초로 3개 팀에서 정규리그 1위를 지휘한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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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KCC 이름 앞에는 불명예 수식어가 있었다. 바로 '스타군단, 모래알 조직력'이었다.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대신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느슨하다는 평가였다.
확 바뀌었다. 전 감독 앞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었다. 라건아는 한때 이기적인 플레이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하지만 라건아는 올 시즌 '팀 퍼스트 정신'을 앞세워 팀을 이끌었다. 데이비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는 더욱 집중력을 발휘, 팀의 중심을 잡았다.
살아난 팀 플레이는 긍정 효과를 몰고 왔다. 선수들 개인 성적 역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 'MVP 모드' 송교창을 비롯해 정창영 유현준 등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를 앞세운 KCC는 올 시즌 12연승을 달리는 등 '역대급 퍼포먼스'를 펼치며 정상에 도달했다.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KCC는 이제 통합우승을 향해 달린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비시즌 정말 힘들게 훈련했다. 코트 위에서 제 몫을 잘 해줬다. 그 덕분에 우리가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시즌 전 정규리그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는 통합우승을 목표로 달려가겠다. 4강 플레이오프 전까지 시간이 있다. 새 외국인 선수와 호흡도 맞춰야 한다. 할 일이 많다. 일정을 빡빡하게 짜 놓았다. 이제 반 지났다고 생각한다. 남은 반도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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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도 '리딩클럽'다운 면모를 보였다.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비시즌 에어컨 리그에선 자유계약(FA)으로 '알토란' 김지완 유병훈을 영입했다. 시즌 중에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해 선수단을 보강했다. 외국인 선수 문제에 있어서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라건아의 A대표팀 차출을 대비해 디제이 존슨을 영입했다. 하지만 존슨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한 발 빠르게 애런 헤인즈로 대체했다. 끝이 아니다. 데이비스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조 알렉산더를 영입해 포스트시즌 준비에 나섰다.
KCC의 투자는 코트 밖에서 더욱 빛났다. 구단은 '팬 퍼스트'를 위해 KBL 사상 최초로 랜선 팬미팅을 진행했다.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몸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KCC는 경기력은 물론, KBL의 문화를 이끌며 '명문 구단'의 품격을 선보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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