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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가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코 앞에 두고 때아닌 '코로나 소동'을 겪고 있다.
이날 경기 연기 이후 SK 구단 측은 되레 바빠졌다. '헛수고' 뒤처리 때문이었다. 마지막 홈경기였기에 홈팬들이 보는 앞에서 우승 축하행사를 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 대형 통천, 플래카드, 축포-꽃가루 등 특수효과를 잠실학생체육관에 설치해 둔 상태였다. 인력을 동원해 모두 치우는 일도 프런트의 몫이었다.
우승을 확정하고 나서 마무리 청소를 하는 것이면 신이라도 나겠지만, 경기를 해보지도 못하고 힘들여 설치했던 걸 치워야 하니 더 찜찜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플래B'를 다시 준비해야 한다. 먼저 25일 KT가 안양 KGC전에서 패해 '앉아서 우승'일 경우다. SK 구단은 "이왕 홈경기가 연기된 이상 차라리 앉아서 우승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기된 22일 경기가 오는 4월 3일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정규리그 마감시기에 맞춰 자축 행사를 하는 게 팬 서비스에도 용이하다는 것.
두 번째 경우, KT가 승리하면 26일 창원 LG와의 원정경기에서 결정을 봐야 한다. 김기만 코치가 코로나19에 일찍 확진됐다가 23일 격리 해제됐기 때문에 앞으로 '코칭스태프 미구성' 사유로 SK 경기가 연기될 일은 없다.
물론 승부의 세계에서 무조건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우승 확정 대비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 LG 구단 측에 양해를 구해 '남의 집 우승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회수했던 통천 등 장비들을 모두 실어나르고, 임원진을 다시 초대할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사실 '앉아서 우승'보다 일이 더 번거로워지는 셈이다.
이래저래 코로나19로 인한 돌발 변수 때문에 험난해진 SK의 우승 행보다. 그래도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하려고 그러는 건지 액땜 제대로 한다"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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