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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tvN '응답하라1988', 시대가 바뀌었어도 공감가는 이유는?
'성균이네'에서는 썰렁 개그 매니아인 가장 김성균(김성균)을 비롯해 전화번호부를 끼고 사는 덕후 아들 정봉(안재홍 분), 한없이 무뚝뚝한 정환(류준열 분), 그리고 세 남자와 함께 살며 알 수 없는 외로움을 키워나가는 엄마 미란(라미란)의 모습이 담겼다.
"때론 가족이 제일 모른다"던 덕선은 몰래 케이크를 사와 자신에게만 내밀던 아버지 동일의 모습에 "머리로는 몰라도 가슴으로 느끼고 위로해 주는 것 또한 결국 가족"이라고 이야기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다시 싸우고 서로 상처를 주지만, 마지막에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가족 밖에 없다는 모습이 공감을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2화에서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시골에 가게 된 덕선이 잔치집을 방불케하는 장례식장의 떠들썩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덕선은 아무렇지 않게 웃는 어른들을 보며 내심 '슬프지도 않나.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며 화가 났지만, 미국에서 온 큰아버지를 붙잡고 오열하는 아버지와 고모들을 본 뒤 그제야 "어른들도 그저 참고 있었을 뿐"임을 깨닫고 눈시울을 붉혔다. "어른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다. 어른으로서의 일들에 바빴을 뿐이고 나이의 무게감을 강한 척으로 버텨냈을 뿐이다. 어른들도 아프다"는 덕선의 독백이 어느새 어른이 된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닮아있는 친구들의 우정, 첫사랑의 기억이 두 번째 공감 코드다. 성인 영화를 보기 위해 군복을 입고 영호관에 갔다가 학생주임에 들키고, 몰래 언니 옷을 입었다가 한 바탕 소동을 치르고, 샤프심을 나이만큼 빼 하트를 칠하거나, 이름으로 사랑점 보는 등이 모습은 세대가 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편모가정인 선우에게 아버지가 없는게 자랑이냐며 막말하는 상급생을 때려 눕힌 정환 등 친구의 진한 우정 또한 훈훈함을 더했다.
세 번째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남편찾기다. '응답하라1988'에서는 이미연과 김주혁이 40대가 된 덕선과 덕선의 남편으로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응답하라1997'과 '응답하라1994' 시리즈를 이어 이번에도 남편 찾기가 이야기를 엮는 줄기 역할을 하는 것. 과연 쌍문동 절친들 중 덕선의 미래의 남편이 누구인지를 추리하는 과정은 시대를 뛰어넘어 관전 포인트로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응답하라1988'은 이처럼 가족과 이웃, 우정과 사랑 등 세대를 뛰어넘는 이야기들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공부보다는 연예인에 더 관심이 있고, 학급비를 낸다며 용돈을 타내고, 형제와 싸우고, 사랑하는 가족이 떠나는 슬픔 등은 시대와 상관없이 모든 시청자들이 한 번쯤은 겪어 봤을 이야기들이었다. 88년대를 상징하는 올림픽이나 당시 유행 스타일과 소품 등은 그런 공감 위에 세대별로 향수 혹은 신선함을 더해주는 양념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같은 공감 코드는 결국 또 통했다. '응답하라1988' 1회는 평균 시청률 6.7%, 최고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2회 또한 평균 시청률 7.4%,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남녀 10대~50대 시청층 모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응답하라1988'은 이로써 세 번째 시리즈는 안 된다는 징크스를 깨고 또 한 번 흥행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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