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가족, 우정, 사랑…'응팔' 공감포인트 또 통했다

기사입력 2015-11-09 11:26


<사진=tvN '응답하라1988'>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tvN '응답하라1988', 시대가 바뀌었어도 공감가는 이유는?

앞서 '응답하라1997'과 '응답하라1994'를 통해 2030세대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들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던 '응답' 시리즈가 '응답하라1989'로 돌아왔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인기와 명성에도 불구, 90년대에서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 시대적 배경이 고정 시청층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주목됐다.

6일 방송된 1회에서는 쌍문동 골목을 끼고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냈다. 가진 건 없지만 정만큼은 넘쳐 흐르는 '동일이네'에서는 공부 잘하는 언니 보라(류혜영)와 아들인 동생 노을(최성원) 사이에 껴 설움만 쌓아가는 둘째 딸 덕선(혜리)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성균이네'에서는 썰렁 개그 매니아인 가장 김성균(김성균)을 비롯해 전화번호부를 끼고 사는 덕후 아들 정봉(안재홍 분), 한없이 무뚝뚝한 정환(류준열 분), 그리고 세 남자와 함께 살며 알 수 없는 외로움을 키워나가는 엄마 미란(라미란)의 모습이 담겼다.

2회에서는 덕선이 할머니의 장례식 때문에 시골에 내려가서 겪는 일들과 정환, 선우(고경표), 동렬(이동휘)의 짜릿한 일탈, 사춘기인 쌍문동 5인방 사이에서 흐르기 시작한 묘한 기류 등이 그려져 눈길을 모았다. 학교와 쌍문동 골목을 오가며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졌다. 그 속에는 80년대를 겪지 않은 세대도 공감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우선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가 공감을 자극했다. 언니와 생일이 3일 차이난다는 이유로 늘 언니의 생일에 자신의 생일까지 같이 해야 했던 덕선. 계란후라이가 언니와 동생의 밥 위에만 올려질 때도, 엄마가 통닭 다리를 언니와 동생에게만 줄 때도 덕선은 "난 괜찮다"며 애써 웃음지었다. 참았던 설움이 폭발하는 오열신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울컥했다"며 뜨거운 공감을 표현했다.

"때론 가족이 제일 모른다"던 덕선은 몰래 케이크를 사와 자신에게만 내밀던 아버지 동일의 모습에 "머리로는 몰라도 가슴으로 느끼고 위로해 주는 것 또한 결국 가족"이라고 이야기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다시 싸우고 서로 상처를 주지만, 마지막에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가족 밖에 없다는 모습이 공감을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2화에서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시골에 가게 된 덕선이 잔치집을 방불케하는 장례식장의 떠들썩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덕선은 아무렇지 않게 웃는 어른들을 보며 내심 '슬프지도 않나.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며 화가 났지만, 미국에서 온 큰아버지를 붙잡고 오열하는 아버지와 고모들을 본 뒤 그제야 "어른들도 그저 참고 있었을 뿐"임을 깨닫고 눈시울을 붉혔다. "어른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다. 어른으로서의 일들에 바빴을 뿐이고 나이의 무게감을 강한 척으로 버텨냈을 뿐이다. 어른들도 아프다"는 덕선의 독백이 어느새 어른이 된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닮아있는 친구들의 우정, 첫사랑의 기억이 두 번째 공감 코드다. 성인 영화를 보기 위해 군복을 입고 영호관에 갔다가 학생주임에 들키고, 몰래 언니 옷을 입었다가 한 바탕 소동을 치르고, 샤프심을 나이만큼 빼 하트를 칠하거나, 이름으로 사랑점 보는 등이 모습은 세대가 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편모가정인 선우에게 아버지가 없는게 자랑이냐며 막말하는 상급생을 때려 눕힌 정환 등 친구의 진한 우정 또한 훈훈함을 더했다.

세 번째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남편찾기다. '응답하라1988'에서는 이미연과 김주혁이 40대가 된 덕선과 덕선의 남편으로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응답하라1997'과 '응답하라1994' 시리즈를 이어 이번에도 남편 찾기가 이야기를 엮는 줄기 역할을 하는 것. 과연 쌍문동 절친들 중 덕선의 미래의 남편이 누구인지를 추리하는 과정은 시대를 뛰어넘어 관전 포인트로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응답하라1988'은 이처럼 가족과 이웃, 우정과 사랑 등 세대를 뛰어넘는 이야기들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공부보다는 연예인에 더 관심이 있고, 학급비를 낸다며 용돈을 타내고, 형제와 싸우고, 사랑하는 가족이 떠나는 슬픔 등은 시대와 상관없이 모든 시청자들이 한 번쯤은 겪어 봤을 이야기들이었다. 88년대를 상징하는 올림픽이나 당시 유행 스타일과 소품 등은 그런 공감 위에 세대별로 향수 혹은 신선함을 더해주는 양념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같은 공감 코드는 결국 또 통했다. '응답하라1988' 1회는 평균 시청률 6.7%, 최고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2회 또한 평균 시청률 7.4%,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남녀 10대~50대 시청층 모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응답하라1988'은 이로써 세 번째 시리즈는 안 된다는 징크스를 깨고 또 한 번 흥행을 예고했다.

ran613@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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