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중계권' 마무리, 문제와 향후 과제는?

기사입력 2015-12-21 08:53


그동안 갈등을 겪어왔던 내년 시즌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의 중계권 갈등이 일단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번 다툼 과정에서 라이엇게임즈와 중계권을 가지고 있던 OGN, 그리고 이들과 3자 협의체를 이루고 있었지만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한국e스포츠협회 등의 갈등 관계가 표면화 되고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 향후 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6시즌 롤챔스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1월에 개막하는 스프링 시즌은 그대로 OGN이 단독 중계하지만 서머 시즌부터는 SPOTV게임즈와 분할 중계를 하게 됐다. 정규리그는 OGN과 SPOTV게임즈가 5대3 정도로 나눠가지며, 롤드컵와 올스타를 포함한 각종 글로벌 대회는 OGN이 단독 중계할 예정이다. 또 SPOTV게임즈가 방송하는 부분은 OGN이 옵저버로 참여, 동시로 중계할 예정이다. 라이엇게임즈는 OGN에 주는 방송제작비를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번 문제는 롤챔스라는 대회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OGN의 독점적 구도에 대해 이에 별다른 기여도가 없는 SPOTV게임즈의 분할 중계안이 나오면서 크게 불거졌다. 방송 중계에 대한 이익을 공유하지 않고 오히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롤챔스의 공동 주최자 라이엇게임즈가 참여 주체들의 최종 동의에 앞서 다소 섣불리 이를 공개한 것. 팬들로부터 '팬 중심(fan-focused)' 철학마저 의심을 받는 적지않은 피해를 겪었다.

OGN 역시 롤챔스에 대한 독점권이 사라지면서 시청률과 수익면에서 상당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롤챔스에 대한 기여도가 평가 절하되면서, 내부 조직원들의 사기저하와 브랜드 가치의 하락도 예상된다. 롤챔스에 대한 주인의식의 훼손도 향후 리그의 질적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며 그동안의 성과에 흠집이 났다.

반면 SPOTV게임즈는 그동안 롤챔스에 대한 별다른 기여 없이 분할 중계를 가져가는 이득을 취했다. 지난 11월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KeSPA컵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를 중계하기는 했지만 해설의 질이나 진행적인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팬들로부터 혹독한 질타를 받았다. 물론 첫 대회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나서서 도움을 주겠다는 언급을 했을만큼 향후 질적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만약 서머 시즌까지 제대로 준비를 못 할 경우 글로벌 지역대회 가운데 단연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롤챔스라는 브랜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SPOTV게임즈는 그동안 협회나 관계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스타크래프트2'나 넥슨의 게임들을 중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팬들의 요청이 아닌 여러가지 이유로 e스포츠의 주류인 롤챔스를 새롭게 맡게 됐기에 e스포츠계나 팬들에게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까지 e스포츠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팬들이 등을 돌리면서 인기 하락과 침체기를 겪는 악순환을 겪었다"며 "다행인 것은 롤챔스가 아직 인기를 얻고 있으며, 종목사가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다툼을 통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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