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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겨울·최보란 기자]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가 예능 한류의 불씨였다면, 중국판 '정글의 법칙'인 '우리의 법칙'은 횃불이다.
제작 능력이야 SBS도 갖추고 있으니,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채널 영향력과 제작비가 중요했다. 방송사로 투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파트너 선정에 더 없이 공을 들일 수 밖에.
"채널이 53개나 되는데 TV에 다 나오는게 아니예요. 7~8개 채널 밖에 안 나와요. 그러니 어떤 건 보고 싶어도 못 보는거죠. 1성의 4개 채널은 돌리면 기본적으로 한 번씩은 트는 채널이예요, 나머지는 선택할 여지가 없는거죠. 그러니 우선 1성 위성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했어요. 근데 상해동방이나 절강이난 난징이나 이들 지역은 다른 수익 사업이 있어요. 근데 호남은 방송 밖에는 주력할 사업이 없어요. 방송에 집중공략을 하다보니 예능 PD만 800명이 된거고, 그래서 1등 채널이 됐죠. 그런데 1등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프로젝트가 확실한 지원이나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방송사들을 눈여겨 봤죠. 절강은 파트너가 수익을 얻어주면 이를 똑같이 분배해주는 법칙이 확실해요. 번 만큼 공정하게 베풀어주는 전통이 있는거죠. 마케팅 능력과 그런 공정함을 높이 본거죠."
하지만 시즌4까지 이어오면서 술술 풀린 것은 아니다. 매 번 장애물이 생기고 이를 넘어서면 만들어 온 길이다.
"연예인 몸값은 자꾸 치솟고, 상상을 초월하는 제작비는 처음엔 적응이 안 됐죠. 그 속에서 말도 안 되는 집단 버라이어티 유행 시킨게 바로 '달려라 형제'죠. 매 시즌 항상 부족한게 있고 그걸 채우면서 시즌4까지 왔어요. 중국의 방송담당 정책부서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의 규제는 한국 예능이 인기를 얻을 수록 계속 달라지고 촘촘해 지죠. 그리고 시즌이 거듭될수록 중국 시청자들 눈도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 그에 맞게 내용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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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다른 제작 환경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국은 방송국 임금이 적어서 커리어가 쌓이면 대부분 외부로 빠져 나가는 추세라고 한다. PD는 물론 사장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바뀌다보니 인력 노하우가 쌓이기 힘든 환경이다. 시즌1에서 시즌2로 넘어가면 스태프가 바뀌고, 시즌3로 넘어갈 때 또 바뀌니 "늘 처음처럼 힘들다"는 것.
특히 한류 예능을 향한 중국의 규제는 날이 갈수록 예측불가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의 외국 방송콘텐츠를 향한 규제는 꾸준히 이어졌다. 광천총국은 지난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크게 히트한 직후 해외 드라마의 온라인 편성을 30% 미만으로 제한했다. '아빠 어디가'의 중국판인 '바바취나얼'이 큰 인기를 끌면서 미성년자의 리얼 버라이어티 출연 제재에 대한 내용 추가됐다. '달려라 형제' 등이 강세를 이어가자 지난해 7월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의 경우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중국의 우수 전통문화를 담아야 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각 방송사에 내려 보낸 바 있다.
최근에는 외국 판권을 기반으로 제작된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을 1년에 한 개 시즌만 방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는 매년 시즌 2개를 방송해 온 '달려라 형제'를 중국은 앞으로 더욱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예능 한류의 위기라고 한다. 그런데 김 CP는 이를 기회라고 외친다. 해법은 단순하다.
"이 모든 것을 돌파하는 해법은 중국 안으로 깊게 들어가는 거예요. 호랑이를 잡으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듯이, 깊게 들어가서 요구에 맞는 기획을 하면 됩니다. 한국 예능 포맷 판매는 더 어려워질거예요. 이젠 그들과 손을 잡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거예요. '달려라 형제'를 통해 3년 정도 중국 방송계에서 경험을 쌓았으니까, 이제 그들 속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기획을 시도하는 거죠."
이제 한국의 콘텐츠 제작인들과 중국의 공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는 새로운 기회가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함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으로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국내 제작환경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은 규제가 너무 심해요. 프로그램이 잘 돼야 중소기업도 브랜드화도 될 수 있고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죠. 이대로가면 대만이나 홍콩처럼 방송사가 다 사장될 수 있어요. 정책적으로 중간광고를 풀어야하는데 그마저도 늦은감이 있어요. 다매체 시대에는 그에 맞게 새로운 수익원이 생겨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중국 자본에 기댈 수밖에요. 중국은 철저하게 광고 경매제예요. 1시즌에서는 인지도가 없으니까 적자만 안 나도 대단한거지만, 나중에 잘 되면 광고를 초단위로 팔죠. '태양의 후예'가 역대급 규모의 제작비가 들었음에도 드라마로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아이치이에서 제작비의 3분의 1 대줬기 때문이죠. 국내에서 지원이 돼야 콘텐츠가 온전히 우리거가 되는 건데, 중국 자본이 계속 유입되면 중국으로 권리가 일부분 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 입장에서 좋은 건 아니죠. 이렇게 규제만 하면 결국 중국 자본 의존하거나, 아니면 한국 콘텐츠의 질은 계속 떨어질거예요."
winter@sportschosun.com, ran@, 사진=뉴미디어팀 이새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