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드라마와 상관없이 송승헌은 빛났다.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를 두고 말이 많다. 이영애와 송승헌을 캐스팅한 대작이 시청률 면에서나 작품성 면에서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불협화음과 관계없이 송승헌은 제몫을 온전히 해내며 원조 한류 천왕의 면모를 엿보이게 했다.
|
|
이러한 이겸의 모습은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이겸은 사임당과의 사랑에 실패한 뒤 파락호 같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사임당의 일갈에 정신을 차리고 복귀, 어려움에 처한 첫사랑의 뒷바라지까지 마다하지 않는 묵직한 사랑법을 보여줬다. 이러한 순애보에 흔들리지 않을 여심이 있을까.
|
특히 송승헌의 연기는 더욱 눈여겨볼만하다. 송승헌의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2000년 방송된 KBS2 '가을동화'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극중 준서 역을 맡았던 그는 사랑하는 여자 은서(송혜교)가 불치병에 걸리자 함께 생을 마감하려다 은서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그의 곁을 지키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리고 추억의 바닷가를 거닐던 중 등에 업은 은서가 숨을 거두자 오열하는 준서의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무려 17년 전 드라마이지만 송승헌은 '가을동화' 때와 똑같은 방부제 외모와 순애보 감성을 보여준다. 여성팬들에게는 20여 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돌린 듯한 느낌마저 준다. 여기에 '가을동화'때보다 훨씬 짙고 깊어진 감정 연기는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냈다.
첫 사극 도전이지만 무리없이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는 송승헌에게 찬사가 쏟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시청자들은 '의외로 송승헌이 사극도 잘 어울린다', '내가 봐도 이겸은 멋지다'라는 등의 호평을 보내고 있다.
'사임당, 빛의 일기'가 송승헌에게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