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나는 표절 안해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괜찮아요."
논란이 되고 있는 두 곡의 후렴구는 노래의 키, 즉 조성은 다르지만 유사한 코드와 멜로디로 진행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부분의 후렴구 코드를 분석해 보면 전인권의 노래는 'G-D-Em-Bm7-C-D-G'로, 블랙 푀스의 곡은 'C-G-Am-Em-F-C-G'의 진행을 따른다. 이후 다섯 째 마디부터의 코드진행도 유사하다. 두 곡을 같은 코드로 조바꿈 했을 시, 후렴구 총 여덟 마디 중 여섯 마디가 유사한 진행을 따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섣불리 이 논란을 표절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요계 표절 논란은 늘 진실을 가리기는 힘들다. 창작을 토대로 하는 음악이란 곡자만의 영역이며, 이를 구분할 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
표절을 자체적으로 필터링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 모든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지금, 마음먹고 표절을 하겠다고 하면 막을 수 있는 이도 없다. 결국 진부한 결론이지만 양심의 문제로 돌릴 수 밖에 없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노래를 만드는 작곡가, 제작자와 대중에 알리는 과정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의 의식에 달려있다.
전인권의 입장은 단호하다. 논란이 번진 뒤 전인권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지금 기분이 상당히 묘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유사성 논란이 있다는 독일 밴드 블랙푀스의 노래를 직접 들어봤다"면서 "곡의 초반 코드진행 같은 경우는 흔하게 쓰이는 코드다. 유사한 느낌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절대 표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인권은 "('걱정말아요 그대'가) 내 아내를 향해 만든 노래"라고 작곡 배경까지 설명했다.
표절 여부는 법정에서도 쉽게 판가름 낼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이다. 더욱이 당사자인 전인권의 강한 결백 주장에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반면 곡의 유사성에 대해 설득력 있게 의혹을 제기하는 대중의 말에도 귀기울일 필요는 있다.
hero1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