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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보안관' 이성민부터 배정남까지, 버릴 캐릭터 하나 없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4-29 14:2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일당백 배우로 군림하고 있는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은 물론 최고의 신 스틸러로 불리는 김종수, 조우진, 배정남, 임현성, 김혜은까지 이토록 완벽한 라인업이 또 있을까? 버릴 캐릭터 하나 없는, 그야말로 '미존(미친 존재감)' 캐릭터 종합선물세트가 5월 극장가를 찾아온다.

부산 기장 동네에서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토박이 전직 형사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를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로컬 수사 영화 '보안관'(김형주 감독, 영화사 월광·사나이픽처스 제작). 낭만과 오지랖이 물결치는 이곳에서 펼쳐지는 코믹한 로컬 수사극인 '보안관'은 소재도 소재지만 어디 하나 버릴 것 하나 없는 개성 강한 캐릭터 열전이 압권이다.


일단 주인공인 이성민은 기장의 보안관을 자처하는 기장 토박이 대호로 변신, 기존의 친근하고 수더분한 모습과 더불어 숨겨진 코믹함까지 더해 관객을 배꼽 잡게 만든다. 경찰로 활약했던 과거를 청산한 뒤 아내 미선(김혜은), 처남 덕만(김성균)과 함께 고깃집을 생업으로 하는 대호는 자율방범대 컨테이너를 아지트로 삼으며 동네 반백수 남자들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고깃집 카운터는 뒷전, 기장의 온갖 대소사를 관장하며 평화를 수호하는 기장 보안관, 기장 아이언맨으로 영화 전반을 이끈다.

그동안 tvN 드라마 '미생' 소신 있는 워커 홀릭 오상식 과장으로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과시했던 그는 이번 '보안관'에서 좀 더 파격적인 혹은 충격적인 카리스마로 진화했다. 쫙 붙는 쫄티에 번쩍거리는 금목걸이로 '아재미(美)'를 업그레이드한 이성민은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를 만들었다.

기장의 박힌 돌 대호 역의 이성민에 이어 기장의 굴러온 돌 종진 역의 조진웅도 상당한 아우라를 과시한다. 기장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며 비치타운 사업을 추진하려는 종진. 과거 억울한 마약 사건에 연루돼 전과자 낙인이 찍혔지만 현재는 청국장 환으로 떼돈을 번 성공한 사업가로 첫 등장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과자 취급하는 대호에게 '장화신은 고양이' 눈빛을 발사하는 조진웅은 원조 '아재파탈'다운 치명적인 매력을 과시한다. 기장의 아재들에게 없는 '슈트발'로 또 한 번 여심을 사로잡을 전망. 물론 엔딩의 반전이 밝혀지기 전까지 말이다.

자칫 '보안관'을 스릴러로 오해하게 만드는 비주얼을 가진 김성균 또한 두 사람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차진 웃음을 선사한다. 대호 집에 얹혀사는 처남 덕만 역을 맡은 김성균은 매형 대호와 '영웅본색'으로 피 끓는 의리를 과시하는데, 마치 실제 매형과 처남 사이로 혼동할 만큼 매끄러운 케미스트리를 자아낸다. 바늘 가는 데 실 가는 것처럼 대호가 부르는 곳이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달려오는 덕만은 외모와 정반대의 이미지로 변신, 정 많고 따뜻한 마음씨 좋은 아저씨로 '보안관'의 호감 지수를 높인다. tvN '응답하라 1994'의 '포블리' 삼천포만큼 귀여운 매력을 어필할 예정이다.


'보안관'의 살아있는 캐릭터는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세 명의 주인공뿐만이 아니다. 영화 전반을 이끄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극적인 순간에 등장, 적재적소 역할을 톡톡히 하며 관객을 배꼽 잡게 웃기는 김종수, 조우진, 배정남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대호의 한참 선배이자 동네의 맏형인 용환 역의 김종수는 대호 못지않은 오지랖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대호를 지역 유지만큼 대우하고 따르지만 의외로 너무 쉽게 종진에게 현혹되는 반전을 펼치는 캐릭터 용환. 이런 용환을 연기한 김종수는 전작에서 묵직한 역할로 카리스마를 자아냈는데, 이번 '보안관'에서 민소매 러닝셔츠와 서스펜더를 매치한 아재 패션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연기 인생 한방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내부자들'(15, 우민호 감독) 조상무 역의 조우진. 그 역시 전작의 섬뜩함을 씻어버릴 만큼 파격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조우진은 '보안관'에서 멸치잡이 배를 운영하는 선주의 아들이지만 생업인 어부보다 종진의 사업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선철 역을 연기했다. 하수오 액기스를 로비 삼아 대호 라인을 부여잡고 있는 행동대장 선철은 극강의 얄미움과 지질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각양각색, 총천연색의 아재들을 집대성한 '아재 어벤져스', '보안관'. 그 중 단연 시선을 강탈하는 캐릭터는 춘모 역의 배정남이다. 대호의 오른팔이라고 할 정도로 대호파 중 극진하게 대호를 모시는 춘모. 하늘은 공평하다는 걸 입증하듯 얼굴도, 근육질 몸도 훈훈하지만 뇌만큼은 훈훈하지 못한 '허당 100단' 캐릭터 춘모. 입만 열면 빵빵 터지는 반전 매력으로 '보안관'을 유쾌하게 이끈다. 모델 출신을 의심할 정도로 '테러'급 패션을 선보인 배정남. 명치까지 끌어올린 배바지, 걸을 때마다 찰랑거리는 체인 목걸이는 현기증을 유발할 정도로 충격적. 물론 압도적인 비주얼만큼 코믹한 연기도 감탄을 자아낸다. 에어컨 100대를 납품하겠다는 종진의 한 마디에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그의 눈빛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엄지척'하게 만든다.

이렇듯 '보안관'은 로컬의 정서를 체화시킨 리얼한 캐릭터들과 충무로 최강 연기파들을 버무려 완벽한 앙상블의 진수를 보였다. 스크린을 찢고 나온 팔딱팔딱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향연, '보안관'의 최대 미덕이다.

한편, '보안관'은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등이 가세하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역린' '무서운 이야기2' 촬영과 '군도:민란의 시대'의 조감독 출신인 김형주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5월 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보안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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