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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일당백 배우로 군림하고 있는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은 물론 최고의 신 스틸러로 불리는 김종수, 조우진, 배정남, 임현성, 김혜은까지 이토록 완벽한 라인업이 또 있을까? 버릴 캐릭터 하나 없는, 그야말로 '미존(미친 존재감)' 캐릭터 종합선물세트가 5월 극장가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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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tvN 드라마 '미생' 소신 있는 워커 홀릭 오상식 과장으로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과시했던 그는 이번 '보안관'에서 좀 더 파격적인 혹은 충격적인 카리스마로 진화했다. 쫙 붙는 쫄티에 번쩍거리는 금목걸이로 '아재미(美)'를 업그레이드한 이성민은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를 만들었다.
기장의 박힌 돌 대호 역의 이성민에 이어 기장의 굴러온 돌 종진 역의 조진웅도 상당한 아우라를 과시한다. 기장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며 비치타운 사업을 추진하려는 종진. 과거 억울한 마약 사건에 연루돼 전과자 낙인이 찍혔지만 현재는 청국장 환으로 떼돈을 번 성공한 사업가로 첫 등장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과자 취급하는 대호에게 '장화신은 고양이' 눈빛을 발사하는 조진웅은 원조 '아재파탈'다운 치명적인 매력을 과시한다. 기장의 아재들에게 없는 '슈트발'로 또 한 번 여심을 사로잡을 전망. 물론 엔딩의 반전이 밝혀지기 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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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인생 한방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내부자들'(15, 우민호 감독) 조상무 역의 조우진. 그 역시 전작의 섬뜩함을 씻어버릴 만큼 파격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조우진은 '보안관'에서 멸치잡이 배를 운영하는 선주의 아들이지만 생업인 어부보다 종진의 사업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선철 역을 연기했다. 하수오 액기스를 로비 삼아 대호 라인을 부여잡고 있는 행동대장 선철은 극강의 얄미움과 지질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각양각색, 총천연색의 아재들을 집대성한 '아재 어벤져스', '보안관'. 그 중 단연 시선을 강탈하는 캐릭터는 춘모 역의 배정남이다. 대호의 오른팔이라고 할 정도로 대호파 중 극진하게 대호를 모시는 춘모. 하늘은 공평하다는 걸 입증하듯 얼굴도, 근육질 몸도 훈훈하지만 뇌만큼은 훈훈하지 못한 '허당 100단' 캐릭터 춘모. 입만 열면 빵빵 터지는 반전 매력으로 '보안관'을 유쾌하게 이끈다. 모델 출신을 의심할 정도로 '테러'급 패션을 선보인 배정남. 명치까지 끌어올린 배바지, 걸을 때마다 찰랑거리는 체인 목걸이는 현기증을 유발할 정도로 충격적. 물론 압도적인 비주얼만큼 코믹한 연기도 감탄을 자아낸다. 에어컨 100대를 납품하겠다는 종진의 한 마디에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그의 눈빛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엄지척'하게 만든다.
이렇듯 '보안관'은 로컬의 정서를 체화시킨 리얼한 캐릭터들과 충무로 최강 연기파들을 버무려 완벽한 앙상블의 진수를 보였다. 스크린을 찢고 나온 팔딱팔딱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향연, '보안관'의 최대 미덕이다.
한편, '보안관'은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등이 가세하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역린' '무서운 이야기2' 촬영과 '군도:민란의 시대'의 조감독 출신인 김형주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5월 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보안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