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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여름이면 어김없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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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 특집 공포 드라마의 원조이자 바이블인 '전설의 고향'은 우리나라 특유의 전설, 민간 설화 등을 소재로 제작된 공포 드라마다. 1977년부터 1989년까지는 매주 방송돼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모았으며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6월에서 10월 사이 여름 납량물로 기획하여 공포 · 스릴러 계열의 시리즈로 방송이 됐다. 고전 공포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한동안 제작되지 않다가 2008년에 8편, 2009년에 10편이 전파를 탔지만 과거 만큼의 인기를 누리진 못했다.
90년대 원조 시리즈나 리부트된 2000년대 작품 모두 가장 인기가 있던 소재는 '구미호' 였다. 박상아, 송윤아, 노현희, 김지영, 박민영, 전혜빈 등 당대 가장 핫 한 여배우들이 '구미호' 역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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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드라마의 레전드로 꼽히는 'M'은 아직까지도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 수시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94년 8월 한 달간 방영됐는데 단순한 공포물을 넘어서 낙태에 대한 비윤리성 등 심오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을 뿐 아니라 특수효과를 동원한 본격적인 공포물이라는 점에서 방송 당시 큰 사회척 반향과 화제를 몰고 왔다. 공포물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방송 당시 최고 52.2%, 평균 38.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은하, 김지수, 양정아, 이창훈 등이 출연했는데, 특히 심은하는 이 작품을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유명해졌고 이후 '사랑과 전쟁' '백야 3.98' '청춘의 덫'에 연이어 출연하며 톱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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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RNA'
2000년 여름 방송된 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인 'RNA'는 초능력을 가진 소녀 새미가 화상 상처로 수술을 받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다가 그녀의 능력을 알게 된 의료진에 의해 RNA를 이식 받고 엄청난 힘을 갖게 되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16년 전 드라마임에도 신선하고 색다른 소재. 드라마의 표현 수위 역시 높았는데 지나친 폭력 묘사로 방송위원회 제재를 받기도 했다. 18.6%라는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두나, 김원준, 김효진, 박광현 등이 출연했는데 특히 주인공 박세미 역을 맡은 배두나의 뛰어난 연기는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였다. OST로 삽입됐던 주수빈의 '누가 있나봐'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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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여름 방송된 10부작 공포 드라마 '혼'은 '거미'(1995)년 이후 14년만에 부활한 납량특집 드라마인데다가 이서진이 MBC 초 히트 사극 '이산' 이후 차기작으로 택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억울하게 살해된 귀신이 여고생 윤하나(임주은)의 몸에 빙의돼 복수를 하고, 또한 그녀를 이용해 악을 응징하려던 범죄 프로파일러 신류(이서진)가 악마로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초반 호평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면서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납량 특집 드라마에 반가워하는 시청자들은 종영까지 강한 지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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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여름 방송됐던 KBS 납량특집드라마로 '전설의 고향'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주인공인 구미호를 주인공으로 전면으로 내세웠다. 반인반수의 구미호를 자식으로 둔 구미호의 모성애를 그렸으며 한은정이 절대 모성애를 지닌 구미호 구산댁 역을 맡았고 김유정이 구미호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수 연이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방송 당시 평균 시청률 23%를 기록한 MBC '동이', 40%에 육박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SBS '자이언트' 등 쟁쟁한 히트 드라마들과 경쟁을 펼쳤으나 10%대의 고정 시청층을 꾸준히 유지하며 마니아를 이끌었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