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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제일 멋있을 때 떠나고 싶다. 차근차근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전날 서울 행사를 다녀온 아이유는 깜빡 꿀잠을 잤다. 7시25분에야 눈을 뜬 아이유는 "큰일났다"고 외치며 급하게 여자여자한 핑크빛 패션으로 차려입고 나섰다. 아이유는 이상순의 조언을 받으며 단호박 수프를 만들었다. 아이유의 단호박 수프를 맛본 이효리는 "맛있다"라며 합격점을 내렸다. 아이유는 조식 세팅에 이어 커피를 내리고, 손님이 남긴 것까지 싹 먹으며 알바생다운 바쁜 아침을 보냈다.
이날 삼남매는 이별에 앞서 효순부부와 아이유에게 정이 담뿍 담긴 선물을 했다. 더위를 이겨낼 밀짚모자, 자작곡 '상순이네민박',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노래 가사에 맞춘 효순 부부의 사진을 담은 앨범이었다. 아이유에게도 따로 손편지를 건넸다. 효순 부부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효리의 첫 기타를 증정하며 "음악 열심히 해"라고 격려했다. 삼남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효순 부부와 아이유는 새 손님맞이를 앞두고 대청소를 했다. 시트를 바꾸고,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이들은 이효리가 선곡한 자우림의 '위로', 아이유가 고른 김광석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를 듣고, 이상순이 요리한 파스타로 기분좋은 점심을 함께 한 뒤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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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효리네민박에는 이효리네 소속사의 직원이 찾아왔다. 앨범 발표를 앞두고 이효리의 예능 출연을 논의하려는데, 도무지 연락이 되지 않아 직접 직원을 보낸 것. 이효리는 가타부타 답하지 않은 채 밀린 예능을 감상하며 고민에 빠졌고, 요가를 하며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려 애썼다. 이상순에게 고민을 토로하던 이효리는 아이유에게 상담하기로 했다.
이효리는 "항상 톱스타의 모습으로 남고 싶다. 제일 멋있을 때 떠나면 좋을 텐데, 차근차근 내려오는 게 더 어렵다"라고 말했고, 아이유는 "박수칠 때 떠나고 싶은? 저도 그래요"라며 폭풍 공감했다. 아이유는 "저는 오히려 항상 그것만 생각하며 살았다. 그래서 행복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고, 이효리는 "나랑은 반대네. 난 그 순간을 즐겼는데. 나는 여왕이야! 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효리는 "난 차와 요가, 상순오빠로 버틴다. 너도 뭔가 방편을 만들어야한다"고 권했다. 이에 아이유는 "전 그게 일이었다. 그런데 일로는 안되더라"라며 "앨범할 때는 그걸로 좋았는데, 딱 앨범 나오는날 무너졌다"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아이유는 "그러던 와중에 이곳에 왔다. 언니는 모르시죠? 제가 지금 이 생활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라고 진심을 드러냈고, 이효리는 "왜 몰라, 말 안해도 아는 게 있지"라고 따뜻하게 답했다.
'효리네민박' 일행들은 '왕십리F4'와 '탐험가'들의 마지막 밤을 기념해 정원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감수성 짙은 와인 파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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