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극장가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독과점을 무기 삼아 흥행을 주도했던 100억대 블록버스터가 저마다 주춤하고 예상치 못한 미들급 영화가 반격에 나선 것. 충무로를 이끌 미들급 영화가 부활했다.
'럭키'에 이어 반전 흥행을 터트린 미들급 영화는 올여름 블록버스터 대전에서 작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청춘 수사 액션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 무비락 제작)이다.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 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수사 액션이다. 박서준, 강하늘이 가세했고 '안내견' '코알라'를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20억원의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 150억원의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 사이에 호기롭게 극장가 출사표를 던진 '청년경찰'은 총제작비 70억원(순제작비 40억원)으로 만들어진 중형급 영화. 비극의 역사를 다룬 묵직한 두 작품과 달리 유쾌한 청춘물로 빈틈을 노린 '청년경찰'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름 스크린 누적 관객수 509만1521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100억대 블록버스터만 선호하던 충무로에 일침을 가한 사례다.
무려 열흘, 건국 이래 최장 연휴라 불렸던 올 추석 극장가에 안착한 70억원 버젯의 '범죄도시'는 150억원의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 1176억원(1억400만 달러)의 '킹스맨: 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 매튜 본 감독)과 경쟁을 펼쳤는데, 개봉 6일 만에 '킹스맨2' '남한산성'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차며 극장가 파란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범죄도시'의 선전이 더욱 놀라운 대목은 앞서 언급한 15세 관람가 등급의 '럭키' '청년경찰'과 달리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이라는 것. 청불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까지 누적 관객수 393만3810명을 끌어모으며 미들급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