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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한중 관계 개선에도 '배틀그라운드'는 중국 판호 제동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7-11-02 09:17





한국과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빚어진 갈등을 매듭짓기로 합의했다.

양국 외교부는 10월 31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문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협의 결과'를 동시에 발표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한국 측은 중국 측 사드 문제 관련 입장과 우려를 인식하고 중국 측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으며, 중국 측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반대하지만 더는 거론하지 않기로 정리했다.

이와 함께 양국 지도부는 11월 10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APEC) 정상 회의' 기간 동안 양자 정상 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길이 다시 열렸고, 게임 업계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중 양국 간 빚어진 '사드' 갈등 이후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중국 내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허가권인 '판호'를 받아야 하는데, 발급 기관인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은 그동안 판호 발급을 거절해 왔다. 특히 올 상반기 광전총국이 발급한 판호는 5,145건인데 이 중 한국 게임은 6종에 그쳐 사실상 한국 게임은 중국 진출이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양국 지도부가 '사드' 갈등을 마무리하는 데 합의하면서, 25조 원 규모 중국 게임 시장에 한국 게임이 다시 진출할 여지가 생겼다. 그러나 올 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인기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중국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0월 27일 중국 광전총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담은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광전총국은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인지하고 이에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배틀그라운드'가 선보이는 주요 콘텐츠는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는 과정에서 피가 낭자하고 폭력적이며, 이는 마치 고대 로마 검투장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광전총국은 "이러한 게임 콘텐츠는 사회주의 핵심가치와 중화민족 전통문화 습관 및 도덕 규범을 해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광전총국은 "최근 중국 내 개발자들이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유저가 서로 죽이는 행위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배틀로얄' 장르 게임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광전총국 산하 게임 위원회는 이러한 장르 게임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 내 게임 기업들은 '배틀로얄' 장르 게임 개발을 지양하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 제공도 자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최근 '인터넷 봉쇄' 절차를 강화하면서 중국 내 모든 PC에 설치돼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해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디지털 공안 체제 '만리방벽'을 우회하는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 통신망) 제공 업자에게 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만리방벽' 때문에 해외 사이트 접속은 물론 해외 게임 또한 즐길 수 없었던 중국 유저들은 VPN으로 이를 우회했지만, 중국 정부는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등 통신 기업에 내년 2월까지 VPN 개인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밸브 게임 플랫폼 스팀 비공식 통계 사이트 '스팀스파이'에 따르면 11월 1일 기준 '배틀그라운드' 중국 유저 비율은 44.89%에 달한다. 같은 기준으로 최근 '배틀그라운드' 전 세계 판매량이 1,800만 장을 돌파한 데 비교해 보면 약 808만 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전체 유저 수에서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거나 구매하지 못하게 되면 타격이 절대 작지 않으리라 예상된다"며 "한중 관계 개선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신호가 온 이 시점에 판호 발급처인 광전총국으로부터 부정적인 평을 받은 '배틀그라운드'가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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