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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새 수목극 '이판사판'이 첫 선을 보였다.
아무리 드라마가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무리한 전개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의견이 많다. 다혈질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한 극적 장치라고는 하지만 판사가 재판 도중 쌍욕을 하며 법정을 뒤집어 놓는 장면은 사실 현실성 제로에 수렴하는 신이라 실소를 자아냈다. 법원에 입장할 땐 일반인들도 흉기류를 소지했는지 검사를 하게 되는데 심지어 아동 성폭행이라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 너무나 쉽게 인질극을 벌이는 모습 또한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여기에 범인의 말을 듣고 움직이는 경찰, 갑자기 등장한 사의현 등 개연성 없는 전개가 난무해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과장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시청자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판사'라는 전문직을 다루면서 기초적인 사전 조사도 하지 않은 듯한 전개에 시청자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놓을 수 없는 건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비록 '내성적인 보스' '7일의 왕비' 등 최근작이 흥행 면에서 부진하긴 했지만 언제나 기대 이상의 호연을 보여주는 연우진과 '청춘시대' 시리즈의 진 히로인이라 할 수 있는 박은빈의 호흡 만으로도 일단 '이판사판'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김과장' '수상한 파트너' 등 올 한해 두드러진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동하, '연기계의 거목' 김해숙 이덕화까지 합류했다. 비록 대본과 연출 상의 허점이 발견되더라도 이 대단한 배우들의 하드캐리가 그것을 덮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되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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