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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상처 받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위로의 영화'가 많았던 올 한해. 대한민국 대표 영화 시상식이 청룡영화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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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택시운전사'와 주인공 송강호에게 돌아갔고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은 '아이 캔 스피크'의 김현석 감독과 나문희였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4가지의 주요 부문을 '택시운전사'가 나란히 가져간 것. 심사위원들은 두 작품 모두 상처와 반목이 가득한 이 시대에 휴먼을 중심으로 따뜻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쓰다듬었다는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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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건네받은 '국민 배우' 송강호는 "개봉 전, 상처와 고통 속에 살아오신 분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시건방진 생각을 했었다. 개봉 후 관객들이 저희에게 부족했지만 애썼다고 위로해주셔서 부끄럽기도 하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다시 한번 영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택시운전사'는 정치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미안한 마음을 담은 것"이라며 연기만큼이나 멋진 소감으로 관객을 어루만졌다.
올해 청룡이 최고의 수상 소감으로 꼽히는 배우는 쟁쟁한 배우들을 누르고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손에 쥐게 된 '범죄도시' 진선규다. 이름 호명 직후부터 눈물을 쉴새 없이 쏟아낸 진선규의 눈물에는 12년간의 무명 생활에서도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걸어온 지난 세월과 자신이 보냈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많은 배우들에 대한 위로가 담겨있었다.
여성 퀴어를 다룬 독립 영화 '연애담'으로 신인감독상을 받은 이현주 감독은 작은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이들에게 감사했다. 그는 "작은 영화를 개봉해주신 관계자 분과, 독립영화가 극장에서 걸리기가 어려운데 꿋꿋이 독립영화를 걸어준 전용관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지금도 어디에선가 자신만이 영화를 만들고 있을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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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은 고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 김주혁까지 올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낸 배우들을 추모하며 사랑하는 배우를 떠나보낸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떠나간 이들의 평온을 기원했다. 추모 스피치를 위해 무대에 오른 차태현은 떠난 이들을 한 명 한 명 떠올리며 "선배님들의 수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 행복했던 추억은 영원히 간직하겠다. 그리고 훌륭한 영화인이었던 걸 기억하겠다. 하늘에선 부디 아프지 말고 평안하시길 빌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달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김주혁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남다른 친분을 드러냈던 차태현은 "사랑해요 형"이라며 김주혁을 다시 한번 언급해 보는 이의 마음을 더 뭉클하게 했다.
추모 영상 이후 진행을 위해 다시 마이크를 잡은 김혜수 역시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떠나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진심으로 네 분의 평온을 기원하겠다"며 참석한 배우들과 관객, 모두를 대표해 슬픔을 표시했다.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