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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나문희→고두심→백윤식, 충무로 老벤져스 신드롬ing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11-30 10:2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나문희로 시작해 고두심, 백윤식까지 '충무로 노(老)벤져스'로 불리는 중견 배우의 활약이 12월 극장가까지 지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데뷔 56년 만의 첫 여우주연상 - 나문희

올해 내공의 힘을 과시한 휴먼 코미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 영화사 시선 제작)의 나문희. 그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와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아이 캔 스피크'에서 20년 동안 봉원시장에서 오랫동안 수선집을 운영하는 나옥분으로 변신해 열연을 펼쳤다.

나옥분은 불법 입간판부터 가로등 보수, 건물 철거 등 동네의 문제란 문제는 모두 참견해 기어이 민원을 해결하는 괴짜 할매이지만 그 내면엔 위안부 피해자라는 아픔을 간직한 비극의 역사다. 이러한 나옥분을 완벽히 소화한 나문희는 영화 초반 친근한 '국민 할매'로서 특유의 코미디로 웃음을 선사했고 클라이맥스에서 가슴을 울리는 진한 감동의 열연으로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또한 '아이 캔 스피크'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미 의회 청문회 장면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삼켜왔던 한(恨) 맺힌 심정을 토해내 관객의 공감을 샀다.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 나문희. 데뷔 57년 만에 각종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드러냈다.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1회 더 서울어워즈는 물론 올해 마지막 영화상인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나문희의 해'임을 입증했다.


▶ 국민 엄마 품격 입증 - 고두심

나문희의 바통을 이어받은 올해 두 번째 '국민 배우'는 고두심이다. 그는 지난 10월 개봉한 휴먼 영화 '채비'(조영준 감독, 26컴퍼니 제작)를 통해 7년 만에 관객을 찾아 화제를 모은 것. 오랜만에 영화로 컴백한 고두심의 '채비'는 가족을 떠날 채비를 하는 엄마와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 고두심은 말기 암 선고를 받은 뒤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 인규(김성균)와 이별을 준비하는 채비를 하게 되는 엄마 애순을 맡았다.

일곱 살 같은 서른 살 아들 인규를 30년간 돌보면서 프로 잔소리꾼이 된 엄마 애순으로 변신한 고두심. 홀로 남겨질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하나씩 채워나가는 애순을 덤덤하게, 그리고 때론 절절하게 그려낸 고두심은 '국민 엄마'의 품격을 증명하며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세대를 뛰어넘는 호흡과 호소력 짙은 열연을 펼친 고두심. 아들 김성균과 설명이 필요 없는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자아내며 관객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이 시대의 어머니상 그 자체였던 고두심. 블록버스터 대작들과 경쟁으로 상영관 확보가 녹록지 않았지만 고두심의 연기만큼은 아쉽지 않았던 웰메이드 작품이다.


▶ 한국의 리암 니슨 - 백윤식

'국민 할매' 나문희, '국민 엄마' 고두심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며 '노벤져스'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 신드롬 주자에 합류한 주인공은 '한국판 리암 니슨' 백윤식이다. 추적 스릴러 영화 '반드시 잡는다'(김홍선 감독, AD406 제작)에서 또다시 싸움의 기술을 과시하며 연륜을 과시했다.

제피가루 작가의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영화화한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살인이 또다시 시작되자, 동네를 잘 아는 터줏대감과 사건을 잘 아는 전직 형사가 촉과 감으로 범인을 쫓는 미제사건 추적 스릴러 '반드시 잡는다'. 백윤식은 극 중 아리동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터줏대감이자 뛰어난 열쇠공 심덕수를 연기했다. 1970년 KBS 9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올해 연기 인생 47년 차를 맞은 백윤식은 전작 '범죄의 재구성'(04, 최동훈 감독) 김선생, '싸움의 기술'(06, 신한솔 감독) 오판수, '타짜'(06, 최동훈 감독) 평경장, '관상'(13, 한재림 감독) 김종서, '내부자들'(15, 우민호 감독) 이강희 등 매 작품 강렬한 연기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는데 이번 '반드시 잡는다' 역시 백윤식만이 소화 가능한 인물을 빚어내 호평을 받았다.

'내부자들'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백윤식은 30년 전 미제사건과 똑같은 방식의 살인이 벌어지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 심덕수를 새로운 톤과 사투리 연기로 입체감을 살렸다. 여기에 '테이큰'(08, 피에르 모렐 감독)의 리암 니슨, '맨 인 더 다크'(16,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스티븐 랭을 떠올리는 혼신의 액션 연기를 펼쳐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판 리암 니슨'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 백윤식은 노장 액션의 끝판왕으로 등극, 겨울 극장가 또 하나의 신드롬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아이 캔 스피크' '채비' '반드시 잡는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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