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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PM 겸 배우 준호가 물오른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할멈(나문희)의 죽음 앞에 무너진 강두(준호)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두는 갈수록 병세가 악화되는 할멈을 살리고자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나 결국 할멈을 보내줄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 "사람이 죽으면 제일 예뻤을 때로 돌아간대. 그러니까 걱정 마. 할멈 신랑 할멈한테 완전 뻑 갈거야. 내가 걱정이지. 할멈한테 완전 반할까봐. 나 모른 척 하면 안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애써 담담한 척 하려 했지만 할멈의 죽음을 마주하며 강두는 무너져내렸다. 그대로 주저 앉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고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홀로 할멈의 상점 안에서 흐느꼈다. "쪽 팔리게 하지 말고 제발 가"라며 문수(원진아)도 밀어냈다.
이처럼 준호는 단 한회 동안 극과 극 장르를 풀어내며 시청자 몰입을 높였다. 가족보다 더 큰 정을 나눴고,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던 할멈의 죽음 앞에서는 상실의 슬픔을 오롯이 표현해냈다. 준호는 "나 모른 척 하면 안된다"는 투박한 작별 인사로 센 척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여린 마음을 가진 강두의 캐릭터를 담아냈다. 또 가슴을 쥐어짜는 오열 연기로 묵직한 상실의 아픔을 전달하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애달픈 눈물을 쏟다가도 문수가 자신의 곁에 있다는 걸 깨닫자 그간의 못난 모습을 뒤로 하고 박력있게 대시하는 모습으로 설렘지수를 높이기도 했다.
물론 준호는 영화 '감시자들'로 연기 데뷔를 했을 때부터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케이스다. 특히 지난해에는 KBS2 '김과장'의 '먹소(먹보 소시오패스)' 서율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과장' 때보다 훨씬 어렵고 깊이 있는 연기를 해야 했음에도 미션을 무사히 클리어 하며 명배우 탄생을 예감하게 만들었다.
물 오른 연기력을 뽐내는 준호가 보여줄 감수성의 끝은 어디일지 벌써 기분 좋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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