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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인기를 안긴 작품인 만큼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박호산의 삶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많이 변한 것은 회사로 대본이 먼저 들어온다는 것. 그동안은 찾아서 작품을 했지만, 이제는 대본이 박호산을 찾아오며 '고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단다. 또 길에서도 자신을 알아보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는 박호산이다.
"대본도 저한테 들어오고 길에서도 절 알아봐주시니 신기하죠. 셀카도 진짜 많이 찍었어요. 많이들 요청해주셔서 정말 셀 수 없이 찍었죠. 사실 사진 어디에 쓰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차피 얼굴로 승부하는 배우도 아니니 괜찮아요. 하하. 그리고 길에서도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지만, 제 시간을 방해할까봐 멀리서 눈인사만 하고 지나가시더라고요. 그런 배려들이 참 고마웠어요. 한 번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다들 저를 보고 웃고 계시더라고요. '문래동 카이스트'라고 알아보시고 웃으신 거 같아요. 재밌는 경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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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이 특히 좋아하세요. 택시에 손님들이 타면 괜히 혀 짧은 소리로 얘기하시고 그러신대요. 그래서 장인어른께서 쉽게 자랑하시라고 '문래동 카이스트 버전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사위 자랑 하시는 장인어른, 그 걸로 편하게 하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요. '던방에 타고 많은 디역. 도심하세요.' 이러면 진짜 재밌을 거 같아요. 제가 가진 멘트 아이디어는 많거든요. 꼭 하고 싶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여파인지 박호산에게는 다수의 광고 제의도 들어온 상황. 박호산은 이 모든 상황이 꿈 같다고 말했다.
"저는 CF는 찬 밥 더운 밥 안 가리고 다 하고 싶어요. 지금 의외 품목들의 광고 제안이 다 들어오더라고요. 최근엔 샴푸 CF가 들어왔어요. 그것도 좋고 맥주 광고나 제 유행어처럼 라면 광고도 하고 싶죠. 대신, 기업 이미지만 좋다면요. 가리지 않고 잘 할 자신 있어요."
박호산이 '인생역전'을 실감하는 때는 연극 배우였던 자신과 이규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박호산은 "예전에 (이)규형이랑 2인극을 할 때에는 150석을 다 못 채웠었는데 이번에 규형이가 공연을 한다고 하니 전석 매진이 되는 것을 보고 그때 생각이 나더라"며 "멋있다 규형아!"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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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뒤에 따라오는 거지 앞에 두면 안돼요. 배우가 '얼마를 줄 거냐'고 묻는 거는 제 앞에 가격표를 두고 제가 진열장으로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아니라 작품만 좋다면 그것에 따른 합당한 대우만을 바라는 거죠. 금전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고 일하면 안되는 거 같아요. 저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것만큼은 꼭 지키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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