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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의 리얼 공감 200%의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무한은 밤새 저체온증에 시달리는 순진을 극진히 보살폈다. 아침에 이를 알게 된 순진은 오랜만에 느끼는 따뜻함에 눈물을 보였다. 따뜻함과 설렘이 순진을 찾아옴과 동시에 절망이 덮쳐왔다. 무한의 집에서 아침을 보내는 사이 순진의 집을 법원집행원들이 비워놓은 것. 가구라곤 하나 없이 텅 비어버린 집을 마주한 순진은 황망함을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일터와 살 곳을 모두 잃은 순진은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에 나섰다. 20년 동안 승무원으로 살아온 그녀지만 5시간을 버티고 기다려서야 마트 캐셔 일을 얻을 수 있었다.
순진의 일상은 평탄치 않았다. 출근길 새 직장을 묻는 무한에게 승무원 학원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고, 마트에서는 일이 손에 익지 않아 실수가 이어졌다. 험난했던 하루를 보내고 탈의실에 걸린 자신의 정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순진의 얼굴에는 복잡한 감정이 어렸다. 첫 출근을 축하해주고 싶다는 무한의 제안을 "아무래도 오늘은 안 되겠다"며 거절했지만 "날 마음껏 사용하라"는 무한의 말을 떠올린 순진은 무한의 버스 옆자리에 운명처럼 나타났다. 이어 "우연도 여러 번 되풀이되면 운명"이라고 말하며 무한에게 심쿵을 선사했다.
안순진이 시청자들의 '인생캐'이자 '아픈 손가락'에 등극하게 된 것에는 김선아의 공감 매직이 있다. 순진의 인생을 온전히 살아낸 듯 김선아의 연기는 사소한 행동, 대사도 서사를 그려냈다. 그녀의 공감 매직이 가장 돋보였던 장면은 맨바닥에서 잠을 청하던 순진이 벌떡 일어나 "나도 열심히 살았다고. 못 먹고, 못 자고, 못 놀고. 나도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고!"라며 울분을 토해낸 장면. 김선아는 안순진이라는 인물에 그대로 스며들어 억울한 감정을 터뜨렸다. 김선아의 내공이 빚어낸 깊이감 있는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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