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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러브캐처' 반전의 주인공이자 우승자인 오로빈을 만났다.
오로빈은 제주도 우도에서 카페와 펜션을 운영하는 청년CEO다. 그렇기에 방송과는 관련이 없던 인물. 그렇기 때문에 수십대의 카메라가 자신의 행동을 촬영하고, 마이크가 항상 달려있는 환경 등에 대해 적응이 어려웠단다. 오로빈은 "긴장을 안 하려고 노력했는데도 긴장이 됐다. 일단 카메라가 날 지켜보니 긴장감이 있었다. 소화도 안되고, 괜히 적응이 힘들었다. 화장실에 갈 때에도 마이크에 대고 '저 화장실 간다'고 말을 하면 마이크를 꺼주시더라. 그런 것도 다 신기했다"고 했다. '하트시그널' 시리즈와 같이 일반인이 등장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관심'과 '욕'을 동시에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당연히 따라오는 것. 오로빈 역시 "'하트시그널2'가 끝나고 하는 프로그램이라 걱정했지만, 연애심리가 아니라, 상금 또는 사랑을 택하는 게임이다 보니 프로그램의 독창성이 있어 심하게 욕을 먹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지막 방송을 휘어잡은 '반전' 덕이었는지 오로빈은 프로그램에 가장 큰 재미를 준 인물이며서도 '욕받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방송이 끝나고도 얘기를 했는데, 사실 '마피아 게임' 을 할 때 마피아가 없으면 재미가 없듯, 저는 연애를 하고 싶은 감정보다는 머니캐처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현실에 충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로빈은 또 "악플도 달렸다. '이제 뭘 믿고 저 사람(오로빈)을 만나느냐'는 댓글이었다. 다들 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셨더라. 그래서 장문의 댓글을 남기며 해명했다. 처음부터 머니캐처로 들어갔고, 그걸 보신다면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으실 거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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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상금 5000만원도 생계자금으로 전액이 들어갔다고 말하며 '금수저설'을 적극 해명했다. 오로빈은 "상금을 전액 기부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당장 급한 불을 껐다. 어머니가 도움을 주고 계시는 선교단체에 일정 부분 기부를 했고, 나머지는 카페의 연세(연간 이용료)로 전액 들어갔다. 이 돈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번에 진짜로 빚쟁이가 될 뻔 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이번에는 아버지께 손을 벌릴 수 없어 진짜로 대출을 받을 뻔했다. 이 덕에 생계유지가 된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로빈은 방송 중 누나 출연자들에게 했던 '반말'도 지적을 받았다. 그는 "촬영 때 누나들에게 반말을 하니까 시청자들이 보면서 '왜 갑자기 말을 놓느냐'고 하시는데, 사실은 누나들께 사전에 다 여쭤본 것이었다. 누나들한테 '어떻게 해야 더 남자로 다가갈 수 있겠느냐. 사귀던 남자친구들은 어떻게 했느냐'고 물어보면서 다 동의를 구한 것이었는데 방송에서는 제가 반말을 하며 훅 들어가는 이미지가 됐더라. 그래서 시청자들이 '쟤는 너무 예의가 없다'고 오해하셔서 속상했다. 그래서 SNS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이와 같은 오해를 풀어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를 향한 오해 중 가장 큰 것은 머니캐처에서 러브캐처로 바꾼 김성아를 속이며 배신했다는 것. 이에 대해 오로빈은 "사실 반신반의였다. 성아누나가 데이트를 하면서 저보고 '울지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누나가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본능적으로 누나가 장난일까 러브일까 고민한 거다. 사실 저도 성아누나가 러브로 바꿨다는 것을 알고 진짜 당황했다. 그렇지만, 얘기가 안 좋게 끝난 것은 아니다. 누나가 '상금 반 내놓으라'고 하며서 장난도 치고 잘 끝났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오로빈은 모든 출연자들과의 데이트에서 진심을 다했다고 말하며 "촬영 때에는 그날 그날 함께하는 사람을 진짜 여자친구라고 생각했고, 좋아했다. 그렇지만 게임은 게임이었기에 머니를 택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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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나다니면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는 것 역시 아직은 재밌지만, 최대한 행동을 조심하려 노력한다는 그다. 오로빈은 "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한 두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것은 있다. 펜션에 손님으로 와주시는 팬분들도 있고, 카페에도 몇몇분 찾아주셨다. 오실 때마다 서비스도 드리고 그러는데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아직은 많이 오시지는 않는 거 같다. 아무래도 화제가 됐긴 했지만, 우도까지 찾아오시는 것은 힘드실 거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 카페도 더 잘 만들어서 저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자주 찾아오실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직접 운영하는 카페를 대하는 마음도 남달랐다. 오로빈은 "카페도 정말 진지한 마음으로 시작했고, 앞으로는 카페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상금을 받은 덕분에 1년은 더 할 수 있다는 마음적 여유와 추진력도 생겼다. 이제는 성공한 청년 CEO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20대들의 창업에 대한 컨설팅도 해주고 싶다. 창업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청춘들에게 창업에 도전하기 쉽고, 편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구상부터 계획, 오픈까지 함께 노력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오로빈의 희망은 사업과 함께 방송 패널로서의 일을 겸하고 싶다는 것. 그는 "홍석천 씨처럼 개인사업도 하면서 연예계 활동을 겸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 사실 어린시절부터 배우도 꿈이었지만, 군 전역 후 도전한 연기는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되는' 세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분들을 보며 한 발 물러나게 되더라. 대신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의 패널로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기회가 있어야 하는 거겠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오로빈을 '러브캐처' 시즌2의 왓처로 점찍은 이들이 많았다. 한 번 반전을 일으켜본 인물이기에 빠른 판단력과 눈치로 참가자들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을 거라는 것. 오로빈은 "평소에도 눈치가 빠른 편이다.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얍삽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며 "시즌2에 패널로 나가면 정말 좋을 거 같다. 그리고 덤으로 제 동생 주빈이가 정말 배우처럼 잘생겼다. 그 친구를 내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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