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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세월호 소재→논란 예상"…'악질경찰' 담은 남다른 각오 通할까?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3-13 16:51


13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악질경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선균.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3.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세월호 참사를 다뤘다는 이유만으로 투자 받기 쉽지 않았다."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영화 '악질경찰'(이정범 감독, 청년필름·다이스필름 제작).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악질경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비리가 일상인 악질경찰 조필호 역의 이선균, 조필호를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중요한 단서를 지닌 미나 역의 전소니, 거대 악의 오른팔 권태주 역의 박해준, 그리고 이정범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악질경찰'은 '열혈남아'(06)로 데뷔, 두 번째 연출작인 '아저씨'(10)로 628만 관객을 동원하며 범죄 액션 영화의 신드롬을 일으킨 이정범 감독 신작이다. 전작 '열혈남아' '아저씨' '우는 남자'(14)를 통해서는 용서받을 수 없는 인생을 살던 이가 누군가를 만나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번 '악질경찰'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자신에 대한 참회를 담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작품과 차이를 두고 있는 것. 특히 세월호 참사 5주기이기도 한 오는 4월, '악질경찰'은 간접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다뤄 눈길을 끈다. 과연 세월호 참사를 차용한 '악질경찰'의 선택이 관객에게는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증을 낳는다.

악질 경찰 조필호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 변해가는 모습을 다룬 '악질 경찰'은 그동안 많은 범죄 장르에서 다뤘던 비리경찰 혹은 현실에 타협하는 경찰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악질 캐릭터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또한 '악질경찰'은 '명품 배우' 이선균을 주축으로 충무로 '뉴페이스' 전소니, 강렬한 '신 스틸러' 박해준이 가세, 폭발적인 액션은 물론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캐릭터불문, 장르불문 종횡무진 활약 중인 이선균은 경찰이란 걸 믿을 수 없을 만큼 비리와 범죄로 가득한 캐릭터 조필호를 연기, 전작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12, 민규동 감독) '끝까지 간다'(14, 김성훈 감독) 'PMC: 더 벙커'(18, 김병우 감독)와 또 다른 파격 변신을 시도했고 그동안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이름을 알린 전소니는 당돌하고 똑똑하지만 또한 고등학생이기에 불안이 많은 미나의 내면과 행동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또한 매 작품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쌓아 온 박해준은 상상을 초월하는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변신,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이날 이선균은 "조필호는 직업만 경찰이지만 범죄자에 가깝다. 그래서 경찰이라는 직업보다는 양아치, 쓰레기처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 파급력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멋있게 그리고 싶지 않았다. 카리스마나 힘이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것은 원치 않았다. 동네 양아치처럼 보이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민감한 부분도 있겠지만 영화적인 재미와 진심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리얼한 액션 연기에 대한 자부심도 전했다. 이선균은 "박해준과 액션에서 이런저런 부상도 있었다. 2달간 합도 맞추고 큰 위험은 없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성실하게 액션을 촬영했다. 이정범 감독은 액션 신에 집요한 면이 있다.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성취감이 컸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 애정과 애착이 크다"고 에피소드를 밝혔고 이에 박해준은 "이선균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액션을 하는 것처럼 만들어 준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액션 신이 탄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악질경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전소니.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3.13/

전소니는 "미나는 관객이 보기에 바르지 못하고 일탈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결핍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 미나라는 인물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큰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개했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악질경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정범 감독.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3.13/
이정범 감독은 "2015년 단원고를 다녀왔을 때 가서 받은 느낌이 충격적이었다. 그때 받았던 충격이 기점이 돼 세월호 관련된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만들게 됐다. 이 영화를 5년정도 준비했다. 기본적으로 세월호를 똑바로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상업영화가 가지고 가는 긴장감과 재미를 잃지 않아야 했다. 다만 끝에는 여운이 남길 바란다. 세월호를 소재로만 사용했을 때는 최악의 영화가 됐을 것이다. 여러 고민 끝에 나온 작품이 '악질경찰'이다. 논란도 예상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를 기획했을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큰 각오를 가지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는 영화였다. 연출에 대한 질타는 수긍을 하겠지만 세월호를 다룬 감정은 최대한 처절하고 치열하게 다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 받기 쉽지 않았다. 아마 세월호 때문이었을 것이다.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나의 친한 지인도 이 영화를 하지 말라 만류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를 해야하는 끓어오름이 있었다. 앞으로 살면서 꼭 하고 싶은 영화였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이기도 해서 책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매일 자기검열을 했다. 이 영화의 진정성에 빼앗겨 관객에 대한 배려, 상업영화에 대한 미덕을 놓치고 있지 않는지 고민했다. 제작보고회 때도 영화를 2편 찍은 것 같다고 말한 이유 중 하나다. 심정적으로 미나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것은 어른이고 돈, 재벌이었다. 그래서 악의 끝을 재벌로 가져왔다"고 답했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도 영화를 봤다. 그 시사회가 정말 무서웠다. 위통이 올 정도였다. 다음날 세월호 유가족의 한 아버님이 문자를 주셨다. '나 때문에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 건 아닌지 송구스럽다'고 말씀드렸다. '본인들이 겪은 일은 더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었다'고 하더라. 혹여 그런 평을 받게 된다면 자신이 나서서 이야기를 하시겠다고 하더라. 물론 그 아버님의 의견이 유가족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나를 감싸줬을 때 이 영화가 곡해된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악질경찰'은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 송영창, 박병은, 김민재, 남문철, 정가람 등이 가세했고 '우는 남자'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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