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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스스로 늘 '힘들 자격 없어' '운이 좋았다'며 자기학대, 슬럼프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특히 '유열의 음악앨범'은 신승훈, 이소라, 핑클, 루스드폴 등 1990년대부터 2000년대 많은 인기를 받았던 대중가요는 물론 제과점, 라디오, PC통신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순간과 기억을 상기시키는 추억의 명곡과 소품으로 가득 채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김고은과 정해인의 탄탄한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앞서 2017년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이루지 못한 첫사랑으로 짧지만 굵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제대로 된 케미스트리를 발산, 국보급 멜로 커플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무엇보다 '은교'(12, 정지우 감독)로 데뷔해'몬스터'(14, 황인호 감독) '차이나타운'(15, 한준희 감독) '변산'(18, 이준익 감독)을 거쳐 파격적이고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20대 여배우로 거듭난 김고은은 '유열의 음악앨범'을 통해 정통 멜로에 도전, 농밀한 감성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끈다. 정해인과 함께 남다른 멜로 케미를 완성한 김고은은 명품 멜로로 손꼽히는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의 이제훈·수지, '지금 만나러 갑니다'(18, 이장훈 감독)의 소지섭·손예진 커플을 잇는 새로운 뉴트로 멜로 커플로 관객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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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첫 정통 멜로, 첫사랑에 기억에 대해 "이번 영화는 긴 시간의 멜로 흐름이 있어서 더 감정적으로 공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영화로는 첫 정통 멜로인 셈이다. 특히 2000년대의 미수를 연기하면서 가장 가슴 아팠고 공감이 많이 됐다. 사랑하는 사람과 단절됐을 때 겪는 감정과 심정을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실제로도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다"라는 김고은은 "내 첫사랑은 '잘 지내시나?' 모르겠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유열의 음악앨범'은 첫사랑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진 사랑이지 않나? 나의 첫사랑은 '유열의 음악앨범' 속 캐릭터들에 비하면 감정적인 아픔이나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귀여운, 풋풋한 관계였던 것 같다. 사실 첫사랑의 정의를 잘 모르겠다. '이건 진짜 사랑이다'라고 느낀 게 첫사랑이라고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사랑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나는 연애할 때는 감정에 솔직한 편이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한다. 밀당도 한 적 없고 쌓아두지 않는 편이다. 매 순간 성실하게 사랑하려고 했다"고 시원하게 답했다.
그는 "물론 연애의 시작은 적극적으로 못하는 편이지만 막상 시작을 하면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었다. 처음은 성격상 힘들다. 이상하게 그때는 부끄러움이 많은데 만나면 숨기지 못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김고은과 특급 케미를 선보인 정해인은 앞서 본지와 인터뷰에서 "늘 작품을 할 때 상대 배우에게 빠져있다. 지금은 김고은에게 빠져있는 상태다"고 고백해 관심을 끌었다. 이런 정해인의 고백에 김고은은 "역시…, 정해인 오빠"라며 박장대소했다.
그는 "일단 정해인 오빠의 애정에 감사하다. 그런데 나도 정해인 오빠와 같이 연애하자고 할 수가 없다. 정해인 팬들이 너무 무섭다"며 "정해인과 작품을 하면서 실제 연인처럼 보이려고 노력했고 애썼다. 지금은 너무 친오빠 같다. 사실은 친오빠보다 친구 같은 느낌이다. 연상의 느낌보다는 친구 같은 오빠다"며 "'도깨비' 이후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만났는데 정말 반가웠다. 정해인은 '도깨비' 이후 많은 작품을 하지 않았나? 정해인 캐스팅 이야기가 오갈 때 너무 반가웠다"고 애정을 전했다.
'봄밤' 폐인이었다는 김고은은 "정해인이 나온 '봄밤'을 챙겨봤다. 같은 소속사인 한지민 언니도 나오지 않나? 드라마 폐인처럼 한 번 빠지면 빠져서 보는데 그게 '봄밤'이었다. 그때 정해인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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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지우 감독과 '은교' 이후에도 1년에 한 번씩 꼭 만났다. 만나서 이런저런 고민도 말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나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관계가 있어서 오히려 더 친해지고 편해졌던 느낌이었다"며 "정지우 감독은 배우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 같다. 현장에서 배우의 마음을 잘 알고 배우가 생각에 막혔을 때 잘 설명해주는 감독인 것 같다. 보통 배우들이 자신의 감정을 현장에서 잘 말 못 하지 않나? 특히 정지우 감독은 내게 '넌 늘 괜찮아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 정지우 감독만 아는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고 남다른 신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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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론 이런 슬럼프가 큰 성공 뒤에 다가온 공허함은 아니었다. '도깨비' 성공이 내게 몸소 체감될 정도는 아니었다. 다른 여느 작품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내게 광적으로 팬들이 몰리지는 않았으니까 개인적으로 엄청난 성공이라 느끼지 못했다"며 "지금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아직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나에 대해 자존감이 높고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오만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그렇다고 약하지 않지만 한번 그런 시기가 찾아오니까 이제 이해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옛날에는 '고작 그런 거로 상처받아?'가 이제는 '그럴 수 있겠다'로 변했다. 상대의 상태와 이야기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됐다. 한번 무너지기는 쉬운데 다시 쌓아가는 게 방법도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앞으로 건강하게 일을 계속하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 영화다. 김고은, 정해인, 박해준, 김국희, 정유진 등이 가세했고 '침묵' '4등' '은교'의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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