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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캠핑클럽' 속 이효리는 '효리네민박' 회장님과는 달랐다. 세월의 무게감을 내려놓고 구김살 없이 웃는, 모두가 그리워했던 이효리였다.
과거 '쟁반노래방'이나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하던 시절 이효리는 당대 최고의 예능인이었다. 미소만으로도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고, 유재석과 신동엽, 윤종신 등 파트너들과 쉴새없이 애드리브 가득한 입담을 주고받던 그녀였다. '텐미닛(10 Minutes)'과 '유고걸(You Go Girl)' 활동 때는 한국이 아닌 할리우드 스타 같은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순과 가정을 이룬 뒤의 이효리는 왕년의 영광을 뒤로 하고 초야에 묻힌 현자의 느낌을 줬다. 도시의 번잡한 삶을 피해 제주도에 은거하며, 아이유와 박보검 이전의 슈퍼스타이자 2세대 아이돌 윤아의 대선배로서 반짝반짝 빛나는 후배들에게 '내려놓음'에 대한 충고를 건네는 조언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연예인보다는 사회, 정치적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는 오피니언 리더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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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친구는 대학이나 직장 친구랑 느낌이 다르잖아요. 주식, 부동산, 정치사회 이슈 얘기하다가도 술한잔 들어가면 이 나이 먹고도 유치하게 놀잖아요. 이효리 씨도 핑클을 만나니까 비로소 유쾌하게 풀어지더라구요."
'캠핑클럽'에서 이효리는 '손이 많이 가는 언니'로 불렸다. 그룹의 리더로서 뭔가를 계획하다 감당못할 사고를 치고 뒷수습은 멤버들에게 맡기곤 했다. 왕언니로서 제법 무게를 잡고 한마디 하려고 하면 멤버들은 "민박집 회장님(언니) 나오셨다"며 야유를 보냈다. 연예계 대선배 이효리의 무게감은 그렇게 핑클 멤버들과의 만남을 통해 기분좋게 시청자들 곁으로 내려앉았다. '효리네민박'부터 함께 해온 제작진의 애정이 그녀의 천진난만함을 이끌어냈다.
"'효리네민박' 때의 이효리 씨도 연출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모습이에요. 스스로도 방송 보고 '내가 저렇게 교훈적인 얘기를 했어?' 놀라곤 했어요. 누구나 커피 한잔 하면서 할 수 있는, 상황에 맞는 얘기를 한 건데, 거기에 자연 풍광과 저녁 노을이 붙으면 명언으로 포장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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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씨는 원래 연락이 잘 안 되는 사람이에요. 새벽에 일어나고, 저녁엔 일찍 자고, 낮에도 뭔가 한번 빠져들면 전화를 잘 안 보거든요. '효리네민박' 때도 의논할 일이 있으면 주로 이상순 씨랑 통화했었죠. 핑클 멤버들은 각자 자기 일에 바쁘고 또 이진 씨는 미국 살면서 한국에는 가끔 오는 거고, 이효리 씨는 제주도 살잖아요? 서울에서의 모임이 쉬울 리가 없죠. 그러다보면 오해도 쌓이는 거고."
만나면 스스럼 없이 친하고 반갑지만, 연락이 뜸해 사이였던 셈. 그래도 든든하게 모두를 이어주는 옥주현이 있었고, 데뷔 전부터 함께 해온 끈끈한 우정이 있어 다시 뭉칠 수 있었다. 한자리에 다시 모이고픈 멤버들의 마음은 이효리가 확인했지만, 그 판을 깔아주는 방송국이 필요했던 이유다. 정식 론칭 전에 이효리에게 '다른 멤버들과 혹시 싸운 것 아니냐'고 확인하는 절차도 거쳤다.
"'소름끼치도록 친한게 아닐 뿐이야!'라고 하더군요. 이효리와 이진이 '모닝커플' 케미로 어우러질 줄은 두 사람 스스로도 몰랐을 거예요."
핑클과 팬들의 특별한 이벤트가 담긴 '캠핑클럽' 10회는 오는 22일 방송될 예정이다. '캠핑클럽'은 아쉽게 본방에서 빠진 에피소드들과 후일담을 담은 감독판 편집본을 더해 29일 총 11회로 종영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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