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상상하는 일이 곧 현실이 된다." 영화 '양자물리학'의 주인공 이찬우가 계속해서 되뇌이는 바로 그 말. 무명의 배우에서 초대박 영화인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주인공, 첫 스크린 주인공이 된 배우 박해수에게 이 말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이찬우는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으로 죽어가는 업소도 살린다는 유흥계의 화타. 자신의 클럽에서 유명 래퍼의 마약 파티 사건을 눈치재고 오랫 동안 알고지낸 형사 박기헌(김상호)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이 마약 사건에 정·재계가 연루돼 권력의 희생양으로 지목된다. 이에 업계 최고의 매니저 성은영(서예지)와 함께 썩어빠진 권력에 반격을 가하기 위해 나선다.
|
인터뷰 전날 지인과 가족들이 함께한 가족 시사회를 진행한 '양자물리학'. 박해수는 최대한 많은 지인과 가족들을 불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함께 했던 친구들 친한 감독님들 가족들 친지들 다 오셨다. 친척들이 진짜 다 오셔서 명절의 연장선이었다. 사실 가족들의 반응이 가장 떨렸다"며 "가족이 공연장에 올라온 건 보신 적이 있는데 영화관에서 무대 인사를 하는 걸 본 건 처음이다. 물론 저 차제도 무대 인사가 처음이다. 주연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를 선보이는 게 처음이라서 가족분들이 눈앞에 있는데 뭉클하고 울컥했다"고 말했다.
|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컸던 버닝썬 사건과의 유사점으로 개봉 전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영화 '양자물리학', 하지만 영화 박해수는 버닝썬 사건으로만 부각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솔직히 안타까웠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문제는 그게 아닌데, 소재의 일부였을 뿐이고 우리 영화가 하고 싶었던 내용은 사람 사이의 믿음과 회복인데 그렇게 주목되는 게 안타까웠다. 많은 분들이 이미 그 사건으로 인해 많이 지치셨을텐데 그런 이슈로 영화가 주목을 받는 게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버닝썬' 사건으로 인해서 비리와 범죄의 온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유흥업계. 반면 유흥업계 에이스들이 권력과 맞선다는 내용의 '양자물리학'. 이에 대한 관객의 반감이 생길 수 있을거란 우려는 없냐는 질문에 박해수는 "출발점에서 걱정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인공 찬우가 유흥업계에서 일하는 친구처럼 보여야 되냐 아니냐에 대한 고민도 컸다"며 조심히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물론 찬우는 그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다. 하지만 저는 찬우가 유흥업계 종사자라기 보다는 그냥 한 인간으로 보여지길 바랐다. 그래서 최대한 건강하게 건전하게 그려졌으면 했다"며 "실제로 그쪽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의 에너지가 있다. 어느 면에서 거칠기도 하고 속을 알 수 없기도 하더라. 일에 대한 경중을 따질 수 는 없지만, 일보다 중요한 게 보여지길 바랐던 사람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 영화의 설정에 대한 위험성이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신다면 달라지실 것 같다. 그게 연기하는 배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우직하고 과묵했던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제혁과 달리 장난기 넘치고 언뜻 보면 가벼워 보일 수도 있는 '양자물리학'의 이찬우. "캐릭터 변화를 노린 출연 결정이었냐"는 질문에 박해수는 "캐릭터 변화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었다. '이번 캐릭터는 이러니까 다음에 이런 걸 맡아야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은 없다"며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배우가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정말 저는 찬우 같은 친구를 만나고 싶었고 '양자물리학'의 시나리오의 힘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제혁과 찬우의 본질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선한 마음과 정의가 있다. 하지만 상황 태도가 다른 것 같다. 제혁은 생각을 하고 두고 보고 지켜나가다가 실현 시키는 인물이고 찬우는 생각하고 바로 직설적으로 던져내는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캐릭터가 사실 멀리 떨어져 있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또한 박해수는 오래 연극을 한 배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가 연극을 10년을 넘게 했다. 그래서 우리연극 후배들이 잘 따라 올 수 있게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극하는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연극 바닥에서 저를 보면, 저처럼 인지도가 없던 사람이 주연을 하게 된 건 정말 사실 기적이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보기에 정말 좋은 본보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엄청난 성공 이후 삶의 큰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방송이 나가기 전에 신원호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이 '이제 방송 1~2회 나가면 니 삶의 큰 변화가 있을거다. 너 이제 떡볶이 못먹어' 라고 하셨다. 하지만 방송이 나가도 저는 떡볶이를 잘 먹고 길도 잘 돌아다니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제 인생, 저의 삶이 엄청나게 달라지진 않았다. 물론 알아주시는 분들은 계시지만 삶의 큰 변화가 있진 않았다. 그래서 신원호 감독님께서 '너는 조용히 산을 타고 갈거다'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메리크리스마스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